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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자의 죽음 (10회 대출)

자료유형
단행본
단체저자명
당대비평 기획위원회 , 편
서명 / 저자사항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자의 죽음 / 당대비평 기획위원회 엮음.
발행사항
서울 :   웅진씽크빅 ,   2009.  
형태사항
274 p. : 삽도(일부색채) ; 23 cm.
총서사항
당비의 생각 ; 03
기타표제
용산에서 노무현 그리고 김대중까지 죽음과 기억의 정치학
ISBN
9788901103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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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소장처 청구기호 등록번호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No. 1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320.953 2009z76 등록번호 111563517 (3회 대출)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No. 2 소장처 중앙도서관/제2자료실(3층)/ 청구기호 320.953 2009z76 등록번호 111563518 (7회 대출)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No. 3 소장처 세종학술정보원/사회과학실(4층)/ 청구기호 320.953 2009z76 등록번호 151284229 도서상태 대출불가(자료실)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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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정보

책소개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이 책은 용산 참사, 노무현, 김대중의 죽음을 연결 고리로 묶어 어떻게 그들의 죽음을 기억하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다룬다. 노무현의 '정치적' 죽음, 김대중의 '역사적' 죽음과 '정치 자체의 죽음'인 용산을 논하며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당대비평> 기획위원회가 엮고 당대의 젊은 논객들이 참여하여 오늘의 한국 사회와 정치를 성찰하고 개입한 비평 신서.

이 책은 ‘아미자’(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라는 '불온한' 줄임말을 공유하던 386세대가 40줄에 접어들어 안온한 생애를 추구하는 2009년, 한국 사회에 충격적으로 찾아온 죽음을 제재로 불편하고도 불길한 질문을 던진다. 수많은 죽음을 에워싸고 진행된 한국의 민주주의 혹은 정치적 삶. 민주화이후 우리는 정치적인 죽음을 더 이상 전과 같은 열정 속에서 애도하지 못하고 빠르게 잊어버리거나 지워버렸다.

그렇다면 2009년에 한국 사회를 뒤흔든 대문자 죽음들 -김수환, 용산 참사, 노무현, 김대중-은 이러한 기억의 풍화 작용으로부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자의 죽음>은 바로 그러한 죽음과 기억의 정치 동학을 보수 프레임과 '노빠' 현상학으로부터 떨어져 면밀하고 비판적으로 성찰하고자 시도하였다.

무엇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용산 참사, 노무현, 김대중…
2009년의 ‘정치적’ 죽음과 ‘역사적’ 죽음 그리고 정치의 죽음
2010년을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애도하고 무엇을 할 것인가
《당대비평》기획위원회가 엮고 당대의 젊은 논객들이 참여하여 오늘의 한국 사회와 정치를 성찰하고 개입하는 비평 신서 ‘당비의생각’ 3호를 출간합니다


“1년이 되어가도록 장례를 치루지 못한 채 기억의 저편에서 표류하는 용산 참사, 어쩌면 회피하고 싶은 죽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박종태 씨의 외로운 죽음, 그리고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 반대 투쟁에서 비롯된 노동자 가족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많은 죽음들과 마주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전임 대통령 노무현과 김대중의 죽음까지 함께 가지고 있다. …어떤 죽음이 대대적으로 애도될 때, 그것은 단지 죽은 자의 사회적 지위 탓으로 돌릴 수 없는 애도하는 자의 정치적 욕망이 투여되어 있음을 가리킬 것이다.
‘당비의생각’ 3권은 2009년 한국 사회의 정치적 공간을 배회하였던 죽음을 비판적 반성의 무대로 불러들이고자 한다. 그것은 죽음 자체의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인 삶의 정체성을 헤아리고 그것을 통해 민주주의적 정치를 지속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찾아보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
_「들어가며: ‘당비의생각’ 3권을 기획하며」에서

■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기획하며: 애도의 시간, 성찰의 시간을 준비하며

“기억의 비대칭성은 늘 그때마다 해석의 대상이 된다. 왜 그것은 기억되었으며, 저것은 망각되었는지, 또 그 기억과 망각은 행위자의 생각과 행동에 어떻게 관여하고 있는지 등등. 이 책은 2009년에 있었던 몇 건의 죽음들에 관한 사회적 기억의 비대칭성, 그것의 해석에 초점이 있다. 한국 사회 전반을 들끓게 했던 전직 대통령의 자살은 이 물음의 직접적 계기이다. 또한 그 몇 달 전에 일어난 ‘용산의 죽음들’에 대한 사회적 망각은 기억의 비대칭성에 대한 우리의 물음을 더 깊숙이 촉발하였다. 그리고 화해라는 ‘이상한’ 사회적 합의를 야기한 또 다른 전직 대통령의 죽음은 이 물음에 관한 우리의 섣부른 상상에 당혹감을 선사해 주었다. 이러한 물음과 혼란에서 시작해 다양한 해석들을 제시하려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그리고 그 해석들 속에서 ‘우리’가 함께 공유했던 광장과 애도의 문제적 상황을 짚어보고 성찰하려는 것이 우리가 이 기획에서 꾀했던 것이다.”
_「나오며: ‘불타는 몸들’의 강요된 침묵, 그것은 나의 욕망인가」에서

지난 봄 『그대는 왜 촛불을 끄셨나요 -당비의생각 02』를 통해 2008년의 촛불 시위의 열광과 좌절, 그 ‘뜨뜻미지근함’을 비판적으로 독해하여 ‘촛불 논쟁’을 지핀 《당대비평》 기획위원회가 ‘당비의생각’ 3번째 책『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자의 죽음』으로 다시금 논쟁과 담론의 마당을 펼친다. 이 책은 ‘아미자’(‘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라는 ‘불온한’(?) 줄임말을 공유하던 386세대가 이제 40줄에 접어들어 40평대 아파트를 점유하는 ‘안온한’ 생애를 추구하는 2009년, 그 봄에서 여름까지 한국 사회에 불시에 충격적으로 찾아온 ‘누구에게나 기억되는 죽음’과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죽음’을 제재로 불편하고도 불길한 질문을 던진다.
수많은 죽음을 에워싸고 진행된 한국의 민주주의 혹은 정치적 삶. ‘민주화’ 이후 우리는 정치적인 죽음을 더 이상 전과 같은 열정 속에서 애도하지 못하고 빠르게 잊어버리거나 지워버렸다. 그렇다면 2009년에 한국 사회를 뒤흔든 대문자 죽음들 -김수환, 용산 참사, 노무현, 김대중-은 이러한 기억의 풍화 작용으로부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자의 죽음』은 바로 그러한 죽음과 기억의 정치 동학을 보수 프레임과 ‘노빠’ 현상학으로부터 떨어져 면밀하고도 비판적으로로 성찰하고자 시도하였다.
죽음을 애도하는 일은 살아 있는 자들의 삶을 반성으로 이끈다.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분노할 때, 그것은 우리가 평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었던 믿음에 일격을 가하며, ‘우리’라는 공동체적 환상을 깨트린다. 그것은 살아 있는 우리와 죽은 자 사이를 나누었던 삶의 간극을 확인하고 ‘정치적인 것’에 대한 물음으로 이끈다. 오늘 ‘우리’는 그런 애도의 정치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가? 1년이 되어 가는 용산 참사를 둘러싸고 우리가 맞이하는 상황은 어떠한가. 용산 참사로 죽은 이들이 죽은 자들로 온전히 애도 받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여전히 영안실의 냉동고 속에서 머물러 있어야 하는 것은- 우리가 그들의 죽음을 애도할 정치적인 공간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그들을 장례 치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노무현 대통령의 ‘뜻 알 수 없는’ 갑작스런 죽음 이후 찾아온 애도와 우울증의 스펙터클에 대한 비판적 분석에서 기획을 시작하였다. 처음 질문은 전국적인 ‘노무현 애도 현상’의 분석에서 시작하였으나 뒤이은 김대중 대통령의 죽음을 맞닥뜨리고서 기획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용산-노무현-김대중이라는 질문의 축과 폭을 다시금 구성하였다.
-많은 이들이 인간 노무현과 대통령 노무현을 구별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한 주장이야말로 정치적인 것이 아닐까.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인 것’이란 무엇일까.
-노무현의 죽음 이후 국가기관의 공식적인 추모에서 자발적인 시민의 애도 행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들과 많은 말들이 출현하였다. 이때 ‘추모’라는 행위가 발휘하는 윤리적인 압력은 민주주의적 정치 공간이 가진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일 ‘성찰’을 위협하기도 하였다. 그것을 단순히 파퓰리즘으로 환원할 수 없다면, 그것은 어떤 반성을 배제하도록 만들었을까.
-노무현은 한국 사회에서 매우 독특한 정치지도자였다. 서민 대통령, 비주류 대통령이라는 그의 배경과 활동 방식이 한국 사회에서 민주주의적 정치 비판을 억압한 요소란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민주주의적 투쟁을 스펙터클한 고발과 폭로, 즉 ‘원한’의 정치를 상연하는 무대로 굴절시킨 결과는 ‘저항의 정치’를 박탈하였다. 그렇다면 그로부터 벗어나 현실 정치를 민주주의적 정치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노무현의 죽음을 둘러싼 ‘애도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그들은 대중매체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애도 이벤트 속에서 ‘지켜주지 못한’ 자신의 윤리적 타협을 용인하는 자기만족적인 환상에 머물렀던 것일까. 용산의 죽음이 애도되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런 애도하는 주체의 정체성에 거슬리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 주체의 형상은 무엇인가. 모두가 서민을 지향(?)하는 때에, 지금 ‘저항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우리에게 ‘민중’은 무엇이며, 정치적 주체의 형편은 어떠한가.
-언제나 남은 것은 ‘법의 판단’이었다. 물론 예상했던 대로 노무현에서 용산까지 법의 판단은 지긋지긋하게도 불공정했다. 언제나 정의를 이해관계의 각축으로 환원하는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2009년의 죽음은 법적 판단의 무력함을 증언하는 것이기도 하려니와 법 자체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과연 이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시민 사회는 ‘불타는 몸들’을 빠르게 망각했다. ‘무관심’이라는 말이 더 적확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MB정부가 성공을 거둔 것도 아니다. 시민들은 무관심했지만, 정부에 지지를 표하지도 않았다. 그 주검들은 어느 편에게도 ‘이미지의 힘’을 상실하게 되었다. 그토록 강렬했던 죽음의 이미지가 그토록 빠르게 망각 혹은 무관심의 대상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상이한 답변과 재질문을 담은 2편의 기획의 말과 10편의 비평, 2편의 시각 이미지 화보로 책을 꾸몄다. 당대의 날선 비평가들이 참여한 이 에세이와 이미지 사이에서 용산을 애도하는 목소리는 점차 상승하며, 노무현과 김대중에 대한 기억의 침식 작용을 잠시 멈춰 세운다.

■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 기억하는 죽음에 대한 질문과 잠정적 답들

우리는 이 세 가지 다른 죽음에 어떻게 애도를 표시하였으며, 어떤 침묵을 통해 무엇을 외면하였던가? 노무현의 죽음이 ‘정치적’인 죽음이라면 김대중의 죽음은 ‘역사적’ 죽음이었다. 그리고 용산은 ‘정치 자체의’ 죽음이다. 죽음의 의미의 위계화와 차별화, 그것은 그들을 추모하려는 사람들의 의지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죽음을 순응시키며 갈등을 잠재우는 통치의 전략 혹은 방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노무현의 죽음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정치에서 불상사를 소거하여 질서를 지키는 것, 즉 치안이 되었고 김대중의 죽음에서는 아무런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즉 역사에서 정치를 소거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반면 …용산의 죽음은 침묵되는 죽음이어야만 했다. 두 전직 대통령과 용산을 가르는 이 경계야말로 우리 사회가 필사적으로 감추고 회피하려는 정치이기 때문이다. _엄기호(우리신학연구소 연구위원)
나는 노무현의 죽음을 슬퍼하고 그를 지키지 못해 미안해하는 대중들을 힐난하거나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대안이 부재한 주어진 조건에서 가능한 선택지였다. 다만 대중들의 슬픔을 이해하는 것과 별개로, 우리는 ‘더 이상 아름다운 순교자’를 기억하는 것이 결코 대안이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대중 그리고 대중 운동에 필요한 것은 구원자가 아닌, 새로운 정치를 구성하기 위한 자기 조직화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제 더 이상 아름다운 순교자를 추억하는 것은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뿐임을 말하고 싶다. 이제는 ‘안녕, 노무현’을 이야기해도 될 시점이 아닐까. _김원(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 교수)

애도와 죽음의 책임이라는 모티프가 놓인 두 공간, 광장과 극장은 죽음과 삶, 죽은 자의 자리와 산 자의 자리를 둘러싼 어떤 스펙터클이 상연되는 장소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무고한 죽음들, 부당한 죽음들에 대한 책임의 문제와 애도의 열기가 광장에서 사그라진 것이 단지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무감각해졌다거나, 애도에 대한 열정이 소진되었기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오히려 죽음의 책임이나 애도의 욕망, 상실감 등은 여전히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다. <워낭소리>, ??엄마를 부탁해』, <해운대>로 이어지는 베스트셀러 행렬의 공통점은 이 작품들이 소진되어가는 삶의 어떤 형식들에 대한 슬픔, 죽음에 대한 감응을 ‘촉구’한다는 점이다. _권명아(동아대 국문과 교수)

우리에게 광장의 애도는, 그래서 여전히 의심스럽다. 이 애도가 만들어낸 사회적 현실이란 것이 노무현 때처럼 두 세계의 갈등이든 아니면 김수환이나 김대중 때처럼 한 세계를 향한 화해와 통합이든, 이 모든 애도의 광장에는 ‘종교’만 있을 뿐, ‘정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제는 더 이상 ‘죽음’만이 아니다. 이제는 ‘애도’ 역시 우리에게 문제이다. _정용택(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원)

‘386세대’를 포함해서, ‘민주화’의 역사적 자장 안에 살아온 모든 이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행한 죽음이 지니는 의미는 그래서 단순하다. 민주화에 ‘청춘을 바친’ 사람들에게, 혹은 단지 한 번의 투표였다 해도 그 행위에 크던 작던 의미를 부여한 개인사적인 접점을 지녔던 이들에게 이 사건은 ‘87년 이래의 민주화’ 기획이 실패했음에 대한 (재)확인이자,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작은 한 조각으로라도 연루되어 있던 민주화 이후 ‘20년’ 역사의 과정이 누구도 원치 않았던 방식으로 종막(終幕)을 맞았음을 깨달아야 했던 것이다. _김성태(문화평론가)

노무현에 대한 참된 애도는 ‘바보 노무현’에 대한 향수나 자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작업이다. 그것이 노무현을 우리 안에 계속해서 살아 있게 하는 길이다. 사실 우리의 기억이란 원천적으로 ‘사후적 기억’이다. 기억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존하는 공동체의 정체성을 진작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공동체마다 고유한 문화적 형식이 동원되고 또한 새로이 창조된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노무현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고민은 향후 대한민국에 “어떠한 ‘기억 문화’를 만들어갈 것인가”라는 고민과 결부되어야 한다. _전진성(부산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노무현 씨의 죽음을 듣고 전두환 씨는 ‘안타깝지만 꿋꿋하게 버티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논평했다고 전해진다. 많은 사람들에게 실소(失笑)를 안긴 이 언급은 그러나, 명예를 지키고 법을 지키기 위해 노무현 씨가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는 이 글의 해석에 대하여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내포하고 있다. 도대체 명예가 무엇이고 법이 무엇인가? 아무리 그것이 귀하더라도 천하보다 더 귀한 자신의 목숨과 바꿀 만큼 귀하다는 말인가? 이 의문은 봉하마을에 모여든 이름 없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노무현 씨의 죽음이 대한민국 구성원 모두에게 남긴 어려운 숙제가 아닐 수 없다. _이국운(한동대 법학부 교수)

생각해 보면 오히려 추모 받아야 하는 이들은 노무현이나 김대중이나 용산 철거민 열사들이 아닌 살아 있는 우리들인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의 궁핍과 무지와 나약함인지도 모른다. 살아서도 도대체 살아 있다는 실감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그래서 어떤 우상이 필요한, 어떤 허위가 필요한, 어떤 감상이 필요한, 어떤 대리 만족이 필요한, 우리 시대 모든 이들의 죽음이 추모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죽어 있다는 것을 모르고 단지 자본에 충실한 일하는 기계로, 소비하는 기계로만 살아가는 우리들과 우리 시대에 대한 묵념, 우리 자신들에 대한 고별사인지도 모른다. _송경동(시인)

경제적 불균등과 계급성의 문제와 더욱 밀접한 관련 속에서 발생한 용산 참사는, 민주화로 상징되었던 두 대통령의 죽음과 달리 여전히 애도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80년대 초기 민주화 열사들의 죽음처럼 그 애도의 시점이 한 없이 미루어지고 있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누가 죽었는지를 알고는 있지만 왜 그리고 그들이 추구했던 어떤 이상이 사라졌는지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사랑하는 대상을 애도하지 못한 주체는 우울증적 태도와 함께 그 대상을 대면화할 것이며 이를 통해 애도를 불가능하게 했던 체제에 지속적으로 저항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애도의 불가능성은 오히려 더욱 강하고 집약적인 정치 행위와 이론의 가능성을 담지한다. _이현재(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HK교수)

진보 세력의 무능이란 사실이기에 앞서 이미지다. 김대중의 경우, 그야말로 민주화와 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평가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국내에서는 충분히 인정을 받지 못했다. …“합리적 비판”을 자임하는 평균적 지식인들이 무의식의 차원에서 완강한 보수 프레임에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략적으로 무모했던 노무현의 구어체 화법에 대한 지식인 사회의 전반적이면서 격렬했던 반감이 그러한 보수 프레임의 단적인 예에 해당한다. 구어체 화법 안에 실험 정신과 정직과 원칙주의가 녹아들어 있다는 점을 알아 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런 변수들이 어지럽게 뒤엉키면서 진보-민주-개혁 진영은 “신자유주의”와 “노무현 일당”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둘러싼 내부 분열에 깊이 빠졌다. 그리고 보수 언론들이 덧씌워준 “무능”이라는 낙인을 스스로 수용해서 패배주의를 양성했다. _박동천(전북대 정치학과 교수)

“나는 2009년, 아니 그 몇 년 전부터 한국의 시민 사회가 선택한 대안 종교는 ‘광장’이었다고 이해한다. 한국 사회의 시민 종교적 욕망은 주체의 한계 의식을 구원해줄 메시아를 갈망하고 있는데, 광장은 그러한 구원 제의를 수행하는 시민적 축제의 공간이었다. …전직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의 장례식장인 광장은 장엄한 축제의 장이었다. 비로소 광장은 시민 종교의 장소가 되었다. …그런데 2009년 봄의 전직 대통령의 죽음으로 인한 시민 종교는 아무런 변혁의 계기도 되지 못했다. 광장은 소란스러웠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죽음에서 자기 구원의 카타르시스를 체감하는 데서 머문듯했다. 실제로 그의 장례식날 노제가 벌어진 광장에는 그의 영정 사진들이 땅을 뒤덮고 있었지만, 그 즈음에 죽어간 많은 이들의 주검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여전히 망각의 대상일 뿐이었다. 한 사람의 죽음에서 자신의 죽음을 보고 성찰하려는 신앙의 틀은 다른 사람의 죽음을 돌아보는 데까지 옮겨가지는 않았던 것이다.” _김진호(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당대비평》기획위원)


정보제공 : Aladin

저자소개

당대비평 기획위원회(지은이)

1997년 창간된 이래 재정난을 이유로 2005년 휴간하기까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그리고 평화주의자의 편에서 그들의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다시 읽고, 배타적 민족주의를 비판하면서 일상적이고 미시적인 습속과 관계의 민주화에 천착해왔던 진보적인 사회비평지 《당대비평》이 2007년부터 단행본 형식의 기획 시리즈 ‘당비의생각’으로 계속하여 독자를 만나고 있습니다.

정보제공 : Aladin

목차

목차
포토 에세이 / 이상엽 ; 김흥구 ; 조습 = 6
들어가며 : '당비의생각' 3권을 기획하며 / 서동진 = 7
1부 '애도'에 대한 질문
 '정치'적 죽음, '역사'적 죽음, 정치의 죽음 / 엄기호 = 24
 더 이상 아름다운 순교자는 없다 / 김원 = 44
 죽음과 생존을 묻다 / 권명아 = 68
 '종교'가 되어버린 광장의 애도에 대하여 / 정용택 = 94
 무덤은 핑계였다 / 김성태 = 125
구술 드로잉: 우리 시대의 평범하지 않은 가족 이야기 / 조동환 ; 조해준 ; 이경수 = 152
2부 '기억'에 대한 성찰 
 애도와 민주주의 / 전진성 = 168
 노무현 씨의 죽음과 법의 논리 / 이국운 = 185
 무수한 죽음들의 동일함에 대해 / 송경동 = 206
 죽음에 대한 우울증적 태도와 정치적 행위의 가능성 / 이현재 = 225
 노무현 이후의 한국 정치를 생각한다 / 박동천 = 242
나오며 : '불타는 몸들'의 강요된 침묵, 그것은 나의 욕망인가 / 김진호 =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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