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건축의 권위자인 김동욱을 중심으로 모인 '역사건축기술연구소'에서 펴낸 우리의 궁궐에 관한 책. 우선 그동안 궁궐, 하면 떠올리던 건축 양식의 특징 또는 굵직굵직한 정치적 사건의 현장으로만 대상화되었던 것에서 벗어나 이곳에서 살았던 사람, 이곳에서 일어난 일들에 관한 좀더 구체적이고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을 그 출발선으로 삼았다.
때문에 저자들은 1803년 창덕궁 인정전이 불에 탄 일과 이후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을 거둔 일을 언급하면서 동시에 1804년 창덕궁 인정전을 지은 사람이 강원도 회양 출신 목수 윤사범이며 그가 약 10여 년 전인 1794년 수원 화성 축성 때 팔달문을 지은 목수라는 이야기를 함께 소개한다.
또한 1781년 세워진 이문원에서 신하들과 밤새워 토론한 정조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그 마당에 회나무 두 그루를 심었던 제학 이만수의 소소한 이야기로부터 60년의 시간이 흐른 뒤 이유원이 다시 어린 나무 하나를 심는 모습을 서술함으로써 19세기 말 이문원 앞마당의 일상 속으로 우리를 훌쩍 안내한다.
또한 책 곳곳에 등장하는, 같은 곳을 그린 그림들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예를 들어 '동궐도'에 등장하는 후원의 곳곳과 김홍도가 그림 '규장각도' 등에 등장하는 후원의 전경은 같으면서도 다른 듯해 그 차이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글을 읽는 것과는 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것까지
역사적 사건은 물론 이곳에 살았던 사람과 사실에 주목하다
조선의 궁궐은 당대 최고의 장인들이 만든 예술품이자 역사의 현장 그 자체이다. 때문에 궁궐을 떠올리면 수많은 건물들과 이곳에서 벌어진 숱한 정치적 사건들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그 배경은 조선 시대로 국한되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궁궐은 지극히 당연하게도 왕과 왕비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생활공간이었으며, 조선 시대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지금도 우리 곁에서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살아 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조선 시대 건축물이기는 하되 창건 이래 지금까지 이곳에는 수많은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고, 앞으로도 함께 시간의 역사를 채워나갈 공간이기도 하다. 한국 전통건축의 권위자인 김동욱 선생을 중심으로 모인 역사건축기술연구소에서 우리의 궁궐에 관한 책을 펴내기로 하면서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바로 이 점이었다.
우선 그동안 궁궐, 하면 떠올리던 건축 양식의 특징 또는 굵직굵직한 정치적 사건의 현장으로만 대상화되었던 것에서 벗어나 이곳에서 살았던 사람, 이곳에서 일어난 일들에 관한 좀더 구체적이고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을 그 출발선으로 삼았다. 때문에 저자들은 1803년 창덕궁 인정전이 불에 탄 일과 이후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을 거둔 일을 언급하면서 동시에 1804년 창덕궁 인정전을 지은 사람이 강원도 회양 출신 목수 윤사범이며 그가 약 10여 년 전인 1794년 수원 화성 축성 때 팔달문을 지은 목수라는 이야기를 함께 소개한다. 또한 1781년 세워진 이문원에서 신하들과 밤새워 토론한 정조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그 마당에 회나무 두 그루를 심었던 제학 이만수의 소소한 이야기로부터 60년의 시간이 흐른 뒤 이유원이 다시 어린 나무 하나를 심는 모습을 서술함으로써 19세기 말 이문원 앞마당의 일상 속으로 우리를 훌쩍 안내한다. 또한 책 곳곳에 등장하는, 같은 곳을 그린 그림들을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예를 들어 <동궐도>에 등장하는 후원의 곳곳과 김홍도가 그림 <규장각도> 등에 등장하는 후원의 전경은 같으면서도 다른 듯해 그 차이를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글을 읽는 것과는 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이렇듯 이 책에는 왕이 등장하는 장면을 다루되 그 장면을 지켜보던 숱한 백성들의 풍경까지도 오롯이 다루고 있고, 심지어 건물을 지은 사람의 이야기부터 허술한 담장을 드나들었던 궁궐 어귀의 개에 관한 이야기까지, 밥을 짓고 살림을 준비하던 우물터까지도 소상하게 살피고 있다.
또한 조선 시대로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21세기 초반인 지금까지 이곳에서 일어난 다양한 변화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기로 하고, 역사적 고비를 넘나들면서 사라지거나 변형된 또는 새로 지어지거나 용도가 바뀐 숱한 건물들의 변화의 자취까지 면밀히 살피기로 했다. 그로 인해 조선 시대에는 있었으나 지금은 없는, 그 모양이나 이름이 바뀐 것들의 변천사는 물론 새로 지어지거나 현대에 복원된 건물들까지 궁궐의 변천사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렇게 담아내는 모든 정보는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 그럴 거라고 미루어 짐작되는 것은 철저히 배제하고 확보할 수 있는 모든 사료를 총동원하여 사실과 기록에 기반한 것만을 채용하여 책에 담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그러한 원칙과 지향으로 출발하여 세상에 드디어 등장한 『우리 궁궐을 아는 사전 : 창덕궁_후원_창경궁』은 저자들의 놀라울 만큼 꼼꼼한 성실성과 집요함으로 완성한 신뢰도 99퍼센트의 우리 궁궐 입문서로 독자들 앞에 등장했다.
궁궐 어디에 서 있어도, 책 어디를 펼쳐도
만날 수 있는 궁궐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그 변화의 과정
이 책의 처음은 당연하게도 조선 궁궐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크게 5대궁으로 꼽히는 경복궁, 덕수궁, 경희궁, 창덕궁, 창경궁 가운데 우선 창덕궁과 창경궁 그리고 후원까지를 먼저 다룬 이 책은 그러나 시기별로 단절되지 않고 유기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다른 궁궐의 역사를 ‘우리 궁궐과의 첫만남’이라는 제목아래 전반적으로 먼저 살핌으로써 궁궐을 통해 조선의 역사는 물론 궁궐 그 자체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이어지는 장은 ‘백성을 위한 정치를 꿈꾼 아름다운 궁궐, 창덕궁’, ‘궁궐 정원의 아름다운 대명사, 후원’, ‘왕실의 일상과 연회의 무대, 창덕궁’ 등으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개별 궁에 관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각 궁궐을 다룬 장으로 들어가면 역사와 특징을 먼저 살필 수 있게 하고, 곧이어 답사의 순서에 따라 나눈 개별 영역(창덕궁은 모두 14개, 후원은 모두 4개, 창경궁은 모두 9개)이 등장한다. 개별 영역의 구체적인 건물들에 관한 설명에 앞서 각 영역에 관한 설명을 먼저 하고, 이 영역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 <동궐도>와 <동궐도형>, 새로 제작한 건물 배치도를 함께 편집함으로써 해당 영역이 개별 궁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가진 공간임을 일별할 수 있게 했다.
구체적인 건물에 관한 정보 역시 일목요연하다. 각 건물의 특징을 한두 줄로 간단하게 정의함으로써 그 성격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게 했고, 주요 건물의 경우 연혁과 행사, 사건과 인물, 건물 등의 항목을 통해 건물의 특징과 이곳에서 일어난 일들에 관해 소상하게 접할 수 있게 했다.
답사 순서에 따른 건물의 항목별 정리부터 영역별 세부 권역도까지
활용도 99퍼센트, 최고의 길라잡이를 지향하다
이 책은 텍스트의 신뢰도 못지않게 그 활용도 역시 빛을 발한다. 우선 이 책은 역사적, 건축적 가치와 의미에 따라 저자들이 개별 건물의 우선순위를 판단하지 않고 가급적 답사 순서에 따라 책의 차례를 구성했다. 이로써 독자들은 실제로 궁궐을 다닐 때는 물론 책으로만 궁궐을 접하는 경우에도 궁궐 전반의 구조와 구성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 책에는 크게는 창덕궁, 창경궁, 후원 전체를 한눈에 조감할 수 있는 권역도부터 창덕궁과 후원, 창경궁 각각의 주요 배치도를 거쳐 각 궁궐별 세부 영역도의 건물 배치도까지 세 단계의 배치도가 책 곳곳에 수록되어 있다. 이러한 권역도 및 배치도는 지금 현재 서 있는, 또는 현재 펼쳐 보고 있는 해당 전각이 개별 영역은 물론 전체 권역도 안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데, 이는 단순히 위치를 파악하는 것에서 나아가 개별 전각의 역사에만 머물지 않고 좀더 큰 시선으로 궁궐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배치를 통해 내용의 충실함은 훌륭하나 궁궐 안내서로서 다소 불편하거나 그 반대로 활용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으나 그 내용에서 다소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았던 많은 책들의 여러 아쉬움을 해결하려 했다.
이 책의 장점으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조선 후기 도화서 화원들에 의해 그려진 <동궐도>와 1907년 제작된 <동궐도형>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옛날 자료를 참고 도판으로 삼았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조선의 궁궐이 박물관의 유물처럼 박제된 공간에 머물지 않고 그 위에 어떤 역사와 시간이 쌓이고 흘러왔는지를 이 자료들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동궐도>에 있던 건물들이 <동궐도형>에는 흔적조차 사라지거나 <동궐도형>에는 있는 건물들이 <동궐도>에는 없었던 것이 부지기수이며, <동궐도>와 <동궐도형>에는 존재하던 건물들이 오늘날에는 사라지고 없거나 그 모양이 변형된 것 역시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리 궁궐을 아는 사전 : 창덕궁_후원_창경궁』은 이처럼 <동궐도>와 <동궐도형>을 영역별로 세분화하고, 최신의 일러스트로 구현한 오늘날의 궁궐의 모습과 비교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지금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옛터를 보면서 조선 왕조 시절 또는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건재했을 궁궐의 모습들을 떠올릴 수 있는 구체적인 상상의 길라잡이가 되어준다.
궁궐을 그린 당대의 시각자료 총 출동,
<동궐도> 한 장을 펼치면 창덕궁과 후원, 창경궁이 한눈에
조선 시대 궁궐은 앞서 말한 대로 왕과 왕비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살았던 삶의 공간이었다. 이곳에서 혼례도 치르고 생일잔치도 열었으며 세자의 입학례는 물론 신하들을 위해 연회도 베풀었다. 이런 순간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그림이었다. 『우리 궁궐을 아는 사전 : 창덕궁_후원_창경궁』에는 조선 왕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많은 그림들을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마치 오래된 사진첩을 들여다보듯 오늘날 우리 눈앞에 건재하는 많은 건물들에서 치러졌던 옛일들을 떠올릴 수 있게 했다.
또한 책 뒤에 특별하게 제작되어 포함시킨 <동궐도> 한 장을 펼치면 창덕궁과 후원, 창경궁이 한눈에 펼쳐지는 것은 물론 그대로 들고 다니면서 궁궐 곳곳의 어제와 오늘을 구체적으로 비교해보는 것 역시 이 책이 제공하는 각별한 즐거움이다.
또한 부록에는 각 궁궐별로 소소하지만 각별한 즐거움을 놓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봐야 할 것들을 따로 챙겨두었고, 궁궐의 건물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우리나라 목조건물의 기본 구조를 알기 쉽게 설명해두었다. 또한 ‘조선의 왕실 세계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두어 시대별로 혼동하지 않도록 했고, 조선 궁궐의 주요 역사를 연표로 정리하여 한눈에 궁궐의 개요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배려했다.
『우리 궁궐을 아는 사전, 창덕궁_후원_창경궁』은 역사건축기술연구소의 첫 책, 경복궁.덕수궁 편은 2016년 상반기에 출간 예정
한국 전통건축의 권위자 중 한 사람인 김동욱 교수를 비롯, 많은 전문 연구자들이 함께 모여 만든 역사건축기술연구소는 건축을 계획하고 만든 사람들의 생각과 기술을 탐구하려는 자세로 우리 시대 한국 건축의 역사와 진면목을 살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설립 후 우리나라 문화유산의 원형 규명을 위한 다양한 고증 연구를 해오고 있는 역사건축기술연구소는 『우리 궁궐을 아는 사전』을 첫 책으로 출발, 이후 다양한 저술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창덕궁과 창경궁을 중심으로 꾸린 첫 권 출간 이후 경복궁과 덕수궁을 다룬 후속권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출간을 준비 중이다.
저자 소개
김동욱(金東旭, 1947~ )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수원 화성, 건축 장인과 기술, 조선 시대 궁궐 건축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한국건축역사학회 회장을 지냈고, 지금은 경기대학교 명예교수, 역사건축기술연구소의 이사를 맡고 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한국 건축 중국 건축 일본 건축 ‐ 동아시아 속 우리 건축 이야기』, 『도산서당, 선비들의 이상향을 짓다』, 『실학 정신으로 세운 조선의 신도시, 수원 화성』, 『개정 한국 건축의 역사』, 『조선 시대 건축의 이해』, 『18세기 건축 사상과 실천』, 『종묘와 사직』 등이 있다.
이경미(李卿美, 1963~ )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고려 말 조선 초 불교 건축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창경궁과 덕수궁의 종합정비계획을 맡으면서 궁궐 건축 연구를 진행해왔다.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문화재위원을 지냈고, 지금은 역사건축기술연구소의 소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회암사와 왕실 문화』, 『한국건축통사』, 『영건의궤: 의궤에 기록된 조선 시대의 건축』, 『(알기 쉬운) 한국미술사(건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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