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역발상과 패러독스로 읽는<이솝우화>. 이 책의 지은이인 트이로프 박사는 현재의 시점에서 그 성과를 반영할 수 있도록 <이솝우화>를 새로이 개작하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새로운 우화를 읽어주면 자연히 두 세대가 우화의 교훈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고를 몇몇 권위자들에게 보여주었고, 뜻밖에도 이 우화가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대단히 '유익한 약'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게 해서 그는 이 책 <뜻밖의 이솝우화>의 출간을 결심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안으로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온갖 감정의 움직임을, 밖으로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의 속뜻을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유쾌한 역발상과 패러독스로 읽는
‘아주 쇼킹한 이야기!’
“초기 기독교 시대에 크리스천들이 교리의 전파를 위해서 《이솝우화》를 개작한 일이 있었소. 인간이 갖고 있는 정서적 본능에 관한 많은 사실이 새로 발견된 지금 이 시점에서 그 성과를 반영할 수 있도록 이 《이솝우화》가 다시 집필되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 아니겠소?”
저자인 트이로프 박사의 말이다. 그는 자신의 계획에 커다란 장점이 하나 있다고 했다. 말하자면 부모가 자녀들에게 이 새로운 우화를 읽어주면 자연히 두 세대가 우화의 교훈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짐러 교수는 이 원고를 몇몇 권위자들에게 보여주었고, 뜻밖에도 이 우화가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대단히 ‘유익한 약’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게 해서 그는 이 책 《뜻밖의 이솝우화》의 출간을 결심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안으로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온갖 감정의 움직임을, 밖으로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의 속뜻을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즐겁게 읽으면서 삶의 지혜 한두 가지씩 건져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인생’이라는 긴 여행을 함께해도 싫증나지 않을 동반자가 될 것이다.
톡톡 튀는 역설과 콕콕 찌르는 독설로 읽는
우리 시대, 제3의 이솝우화!
―동물들의 민주주의
날이면 날마다 벌어지는 생존경쟁에 시달리던 밀림의 모든 동물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자신들의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해줄 재판관을 선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막상 모여서 적임자를 뽑으려 하니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에 이들은 코끼리에게 재판관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무척 지혜롭다고 밀림 안에서 소문이 자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코끼리는 재판관 자리를 사양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난 마음이 너무 여려서, 아무리 나쁜 짓을 저지른 악질 동물이더라도 제대로 벌을 내릴 수 없을 것 같아.”
다음으로 동물들은 사자에게 부탁했다. 사자의 단호한 성격과 막강한 힘에는 아무도 꼼짝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자도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거절했다.
“난 사실 머리가 좀 모자라서, 내가 하는 일도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 분별이 잘 안돼. 하물며 남의 일을 내가 어떻게…….”
그래서 동물들은 공부를 많이 한 부엉이한테 부탁했다. 그러나 부엉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난 매사를 너무 골똘히 깊게만 생각하다 보니 남이 보기엔 지극히 간단한 문제라도 내 방식대로 원만하게 해결하려면 한 삼사 년이 족히 걸려.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고, 생각할수록 문제가 꼬이기만 하니 말이야.”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이때다 싶은 승냥이가 좌중에서 앞으로 쓱 나서며 말했다.
“나야말로 여러분이 바라는 재판관으로 적격자라 할 수 있소. 마음이 너무 여리지도 않고, 힘만 무식하게 세지도 않고, 지나치게 깊이 생각하지도 않는단 말이오. 물론 난 돌봐야 할 가족도 많고 가난합니다. 하지만 공공의 복리를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열망은 일신의 이익을 구하려는 마음보다 훨씬 강렬하오. 특별히 다른 의견이 없다면, 내가 한번 그 직무를 맡아서 해보겠소이다.”
하긴 다른 후보자가 없었으므로 모여 있던 동물들은 승냥이를 자신들의 재판관으로 삼기로 했다. 물론 상당수의 동물들은 승냥이의 재판관 자질을 의심했지만 말이다. 유감스럽게도 승냥이는 일단 그 자리를 맡고 나자, 동물들이 들고 오는 소송 사건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로지 직책에 어울린다 싶은 명예만을 챙기기에 바빴다.
그리하여 동물들은 다시 중지를 모아 좀 더 열정적으로 직무에 임할 재판관을 찾아보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자격이 좀 있겠다 싶은 동물은 모두가 하나같이 사양하는 것이었다. 남의 일에 끼어들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한 원숭이만이 승냥이 대신 그 자리를 맡겠다고 나섰다. 그래서 다른 동물들도 설마 승냥이보다야 더 못하겠느냐는 생각에서 원숭이를 재판관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원숭이의 판결은 어찌나 짓궂었던지 사태는 금세 승냥이 때보다 더 나빠졌다. 그러자 동물들은 원숭이를 물러나게 하고, 다시 승냥이를 그 자리에 앉혔다.
이후로 동물들은 이런 식으로, 원숭이가 못 견디겠다 싶으면 승냥이를, 승냥이가 못 견디겠다 싶으면 원숭이를 재판관으로 임명했다. 말하자면 도저히 안되겠다 싶은 분노가 솟구칠 때마다 다른 놈으로 계속 바꿔 앉히면서 지냈던 것이다.
교훈 : 민주주의란 그래서 참 복잡하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그래도 할 수 있다면 농약을 치지 않은 유기농 나물과 밥을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여우와 신 포도
여우 한 마리가 누이동생을 데리고 길을 가다, 탐스럽고 향긋한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린 포도밭을 지나게 되었는데, 아 그렇게 먹음직스러운 포도는 보다보다 처음이었다. 하지만 포도가 어찌나 높이 매달려 있는지, 아무리 황새처럼 뜀을 뛰어도 입이 닿지 않았다.
한참을 오르락내리락 포도나무와 씨름을 하던 누이 여우가 이렇게 내뱉었다.
“저 포도는 너무 시어서 따봐야 먹지도 못해. 그냥 집에 가서 엄마한테 점심을 차려 달라는 게 낫겠어. 오빠야, 그냥 가자, 응?”
남매 사이의 묘한 경쟁심리가 발동한 오빠 여우가 곧바로 대꾸했다.
“싫어. 넌 지금 저 포도를 따지 못하는 네 무능을 그런 식을 합리화하고 있는 거야. 하지만 난 달라. 난 관념론자가 아니니까 기꺼이 현실과 부딪쳐보겠어. 저 포도는 분명히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포도보다 달콤할 거야. 단 몇 알이라도 맛을 볼 때까지 절대로 단념하지 않을 거야.”
그렇게 누이 여우는 총총히 자리를 떴고, 고집스럽게도 오빠 여우는 포도를 따려고 계속해서 뛰어올랐다. 몸에서 힘이 빠져나갈수록, 그래서 노력이 더 가망이 없어질수록, 그 포도가 최고로 맛있을 거라는 오빠 여우의 믿음은 더욱 확고해져갔다.
좌절감이 심해져서 이내 발작이 일어났다. 마침내 오빠 여우는 자기 꼬리를 물어뜯겠다고 뱅글뱅글 돌면서 정신없이 캥캥거리기 시작했다.
여우의 울음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서 총을 들고 나온 포도밭 주인이 여우의 머리를 향해 총을 발사했다. 총알은 오빠 여우의 대가리를 날려 보냈다. 산산조각이 났다.
교훈 : 제발 좀 몇 번 해봐서 안되면, 다시 하지 마라.
―노인과 애인
한 장돌뱅이가 떠돌이 장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한테 주려고 귀여운 애완견 한 마리를 사가지고 왔다. 아내는 남편의 선물을 기쁘게 받아 항상 강아지를 자기 무릎 위에 앉혀 데리고 놀면서 맛난 것들로 배를 채워주었다.
강아지를 끔찍이 위해 주는 모습을 지켜보던 당나귀는 은근히 질투심이 솟아올랐다. 아무도 없으면 혼자서 이렇게 중얼거리곤 했다.
“난 지금까지 불평 한마디 안하고 주인님의 그 무거운 짐을 다 지고 다녔어. 헌데 돌아오는 것이라곤 고작 마구간의 더러운 지푸라기 침대와 양에 차지도 않는 여물뿐이라니. 그래, 여기서는 정직한 노동보다 애교나 떠는 게 더 대접을 받는구나.”
그리하여 당나귀는 집안으로 들어가서 장돌뱅이 아내의 무릎 위로 휙 뛰어올라 ‘이히힝!’ 하고 멱따는 소리로 말도 안되는 어리광을 부렸다. 아내는 안타깝게도 너무 놀라 정신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심한 타박상까지 입어서 멍을 가라앉히자면 몇 주가 지나야 할 판이었다.
당나귀는 맛난 음식 대신에 장돌뱅이로부터 무지막지한 몽둥이 세례만 죽도록 받았다.
교훈 : 본분을 잊지 마라. 애완견은 ‘애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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