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서사문학과 토지>, <문학과 게임의 상상력>과 함께 최유찬교수의 <토지> 비평서 3부작. 컴퓨터 게임에 몰입할 때 작동되는 지각 방식을 소설에 적용하여 <토지>가 보여주는 신비한 세계의 모습을 밝혀냈다.
<토지>가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을 하나하나 설명하면서 작품을 읽는 방법을 안내한다. 1부에서는 평론가들이 작품을 어떻게 보았는지 살펴봄으로써 소설의 부분에 대한 정보와 해석을 축적하고, 2부는 부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체의 구조를 파악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3부는 소설의 전개에서 상이한 시공간구조를 보여주는 각 부분들이 하나의 상으로 통일되는 연유를 그리스비극을 통해 설명한다. 4부에서는 이 작품이 우리의 문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어떻게 혁신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고찰한다.
<토지> 비평 3부작 책 소개
박경리의 <토지> 전문 연구자로 알려진 최유찬 연세대교수(국문학)의 <토지> 비평서 3부작이 완간되었다. 이번에 서정시학사에서 간행된 <토지를 읽는 방법>과 <세계의 서사문학과 토지>, 그리고 지난 6월에 먼저 발간된 <문학과 게임의 상상력>이 그 3부작이다. <토지를 읽는 방법>을 처음 펴낸 뒤 12년간 심혈을 기울인 연구 끝에 대하소설 <토지>의 형식과 주제사상, 그리고 상상력의 구조에 대한 연구를 완결지은 저자의 노작이다.
<토지를 읽는 방법>은 컴퓨터 게임에 몰입할 때 작동되는 지각 방식을 소설에 적용하여 <토지>가 보여주는 신비한 세계의 모습을 처음으로 밝혀낸 저작이다. 저자에 따르면 박경리의 <토지>는 태초의 빅뱅 이후 우주에서 펼쳐진 장대한 스펙터클을 하나의 그림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대폭발 이후 우주 바깥으로 힘차게 퍼져 나가는 불덩어리들, 그리고 그것들이 서서히 선회하면서 곳곳에 성운과 은하, 블랙홀들을 만들고 종국에는 밤하늘의 별들처럼 정지한 상태에서 깜박거리기만 하는 모습이 <토지>의 전체상이다. 이 전체상은 동양의 전통적인 인식방법인 관상법을 통해 하나의 태극도로 압축된다. 저자는 <토지>가 지니고 있는 이러한 여러 가지 특성을 하나하나 설명하면서 독자에게 작품을 읽는 방법을 안내해준다.
<세계의 서사문학과 토지>는 세계의 고전들과 비교하면서 <토지>의 주제사상을 읽어낸 책이다. 작품 속에 형상화된 삶과 죽음에 대한 작가의 문제의식을 파헤치기 위해 저자는 호머의 서사시, 성서, 인도의 대서사시 <마하바라타>, 중국의 <서경>과 같은 고대의 주요서사문학을 돌아보면서 <토지>의 특징을 분석한다. 세계 4대문명의 경전과도 같은 이들 고대의 서사문학 속에 들어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인식이 <토지>에 어떻게 삼투되고 있는가를 파헤치는 상호텍스트성의 연구임과 동시에 텍스트를 전체상을 통해 심층적으로 파악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독서법의 제안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저자가 밝혀낸 <토지>의 주제사상은 ‘해골골짜기의 생명나무’라는 기독교적 상징 이미지나 ‘연꽃 속의 보석’이란 불교적 상징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이들 상징 이미지가 작품의 플롯과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어서 작품 전체의 구조가 그 형상을 그대로 체화하고 있다는 것. 이 형상이 한국인의 심성과 삶의 방식과 세계관을 가장 높은 차원에서 구현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 독자의 반응은 경탄에 이르지 않을 수 없다. 분량 관계로 이 책에 수록되지 못한 중세문학 및 현대문학의 고전들과 <토지>의 상관관계에 대한 비교문학적 고찰은 <문학과 게임의 상상력>에 실려 있다. 중세 동서양 서사문학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사마천의 <사기> 및 단테의 <신곡>과 비교하여 <토지>의 상상력을 규명했고 현대문학으로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여러 장편소설과 비교하여 <토지>의 소설적 기법 및 주제적 특징을 검토했다. 아래에서는 이번에 출간된 저작을 중심으로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
<토지를 읽는 방법>
제목에 나와 있는 대로 대하소설 <토지>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토지>의 경우 작품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많은 독자가 독서를 중간에 포기하고 전문가들까지도 작품의 부분적 이미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체를 파악하지 못하면 <토지>의 독서는 불충분하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 저자는 이런 상태를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서 서론에서 김소월과 김수영의 시작품을 사례로 들어 세계관과 작품구조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보여준다. 1부에서는 기왕에 평론가들이 작품을 어떻게 보았는지 살펴봄으로써 소설의 부분에 대한 정보와 해석을 축적한다. 2부는 부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체의 구조를 파악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여기서 작품은 음양오행의 틀을 통해 시공간구조를 마련하고 있음이 분석되며 플롯의 전개가 동양적 세계관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밝힌다. 3부는 소설의 전개에서 상이한 시공간구조를 보여주는 각 부분들이 하나의 상으로 통일되는 연유를 그리스비극을 통해 설명한다. <토지>의 통일성이 에우리피데스의 비극과 같이 이미지들의 누적되는 효과에 기대고 있다는 해명이다. 4부는 이 작품이 우리의 문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어떻게 혁신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한 고찰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저자는 <토지>의 전체상을 파악하는 것이 작품 이해에 필수적 관건이며, 그러한 파악은 동양의 전통적인 사유방법이자 인식의 방법인 관상법(觀象法: 텍스트에서 동작을 중심으로 핵심적 상을 읽어내는 방법으로서 <주역>이나 <노자>에 적용되고 있다)을 통해 가능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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