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홍근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자 첫 역사소설. 연오랑이 바닷말을 따러 갔다 바위에 실려 일본으로 표류하고 느닷없이 왕이 되었다는 <삼국유사> 기이편의 '연오랑 세오녀' 설화를 고대 사회에서 바다로 펼치는 정복자의 꿈과 문명 이동의 역사로 그려냈다.
삼국유사 <연오랑 세오녀> 설화를 바탕으로 숨겨진 고대 역사를 새롭게 구성한 장편소설
성홍근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자 첫 역사소설인 <연오랑 세오녀>가 출간되었다.
연오랑이 바닷말을 따러 갔다 바위에 실려 일본으로 표류하고 느닷없이 왕이 되었다는 <삼국유사> 기이편의 ‘연오랑 세오녀’ 설화를 고대 사회에서 바다로 펼치는 정복자의 꿈과 문명 이동의 역사로 그려냈다.
주인공 연오랑은 ‘바다로 나아가자! 키 잡아 뱃머리 돌리는 쪽은 모두 길이고, 돛폭이 바람을 안으면 어디로든 갈 수 있다.’고 말한다.
길이 아니면 갈 수 없고 성벽에 막히면 넘을 수 없는 땅이 아니라, 미치지 않는 데가 없는 넓은 바다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연오랑의 이 바다 정신은 환동해권 시대에 걸맞은 지역 사회의 정신을 세우려는 저자의 의도를 담아내고 있다.
저자는 ‘뒷말’에서 자신이 어린 시절에 소설의 무대인 도기야 언덕에서 놀았으나 그곳에 일본군 병영이 세워지면서 태어났던 집이 헐리던 옛날을 이야기한다.
소설이란 픽션에 저자의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저자의 글이 날로 젊어지고 있다.
“이리 다가오세요.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낭군! 더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오세요. 힘차게 날 안아 주세요.”(81쪽)
1900년 전의 이 러브신은 시간의 장벽을 뛰어넘어 독자를 사랑의 향기에 취하게 만든다.
이런 말도 있다.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며 내겐 왜 털어놓나?”
“네가 아니면 털어놓을 친구가 없거든.”(13쪽)
이제 비연랑이 아니면 혼자만 간직해 오던 자기의 옛날을 믿어 줄 친구를 다시는 찾지 못할는지도 모른다.(16쪽)
이 두 구절은 우정의 진면목과 혼자서 살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을 극명하게 내보인다.
“역시 기가 막히는 점쟁이네요. … 내가 누구보다 예쁘다는 것을 천리만리 밖에서도 훤하게 알아내다니요.”(298쪽)
이 평범한 말은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욕구를 멋지게 묘사했다.
한말로 저자는 딱딱해지기 쉬운 역사소설에서 인간의 내면을 잘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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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오랑 세오녀>는 지은이가 <연오랑 세오녀> 설화의 탄생지이자 지은이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영일(현 포항) 일원을 배경으로 설화 속 주인공들을 그대로 살려 새롭게 구성한 역사소설이다.
지은이는 책 말미의 뒷말에서 이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나는 삼국유사에 실린 한 편의 전설 안에 깃들어 있을는지도 모르는 까마득한 옛날을 이 역사소설로 그려 보았다.
한 가닥 고구마뿌리를 들춰 주렁주렁 매달린 고구마를 줍듯이 신기한 설화로써 숨겨진 역사를 찾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이 소설이 어쩌면 잃어버린 옛 일을 그 설화보다 훨씬 더 실재에 가깝게 그려냈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유일의 일월(日月) 신화로 일본의 건국 신화와도 관계 있는 <연오랑 세오녀> 설화가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통해 멋진 역사 소설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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