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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0 | ▼a 897.37 ▼b 김현경 신 | |
| 100 | 1 | ▼a 김현경 ▼0 AUTH(211009)78882 |
| 245 | 1 0 | ▼a 신데렐라를 위하여 : ▼b 대하 연애 심리 소설 / ▼d 김현경 지음 |
| 260 | ▼a 서울 : ▼b M&K, ▼c 2012 | |
| 300 | ▼a 4책 ; ▼c 23 cm | |
| 500 | ▼a 연애는 동화가 아니다, 문명의 충돌이다! | |
| 505 | 0 | ▼a 1. 봄 (524 p.) -- 2. 여름 (506 p.) -- 3. 가을 (566 p.) -- 4. 겨울, 다시 봄 (570 p.) |
| 945 | ▼a KLPA |
소장정보
| No. | 소장처 | 청구기호 | 등록번호 | 도서상태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
| No. 1 | 소장처 중앙도서관/제3자료실(4층)/ | 청구기호 897.37 김현경 신 1 | 등록번호 111737296 (3회 대출) | 도서상태 대출가능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 No. 2 | 소장처 중앙도서관/제3자료실(4층)/ | 청구기호 897.37 김현경 신 2 | 등록번호 111737297 (2회 대출) | 도서상태 대출가능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 No. 3 | 소장처 세종학술정보원/인문자료실2(2층)/ | 청구기호 897.37 김현경 신 1 | 등록번호 151330630 (3회 대출) | 도서상태 대출가능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 No. 4 | 소장처 세종학술정보원/인문자료실2(2층)/ | 청구기호 897.37 김현경 신 2 | 등록번호 151330631 | 도서상태 대출가능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 No. 5 | 소장처 세종학술정보원/인문자료실2(2층)/ | 청구기호 897.37 김현경 신 3 | 등록번호 151330632 (1회 대출) | 도서상태 대출가능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 No. 6 | 소장처 세종학술정보원/인문자료실2(2층)/ | 청구기호 897.37 김현경 신 4 | 등록번호 151330633 (1회 대출) | 도서상태 대출가능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 No. | 소장처 | 청구기호 | 등록번호 | 도서상태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
| No. 1 | 소장처 중앙도서관/제3자료실(4층)/ | 청구기호 897.37 김현경 신 1 | 등록번호 111737296 (3회 대출) | 도서상태 대출가능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 No. 2 | 소장처 중앙도서관/제3자료실(4층)/ | 청구기호 897.37 김현경 신 2 | 등록번호 111737297 (2회 대출) | 도서상태 대출가능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 No. | 소장처 | 청구기호 | 등록번호 | 도서상태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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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1 | 소장처 세종학술정보원/인문자료실2(2층)/ | 청구기호 897.37 김현경 신 1 | 등록번호 151330630 (3회 대출) | 도서상태 대출가능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 No. 2 | 소장처 세종학술정보원/인문자료실2(2층)/ | 청구기호 897.37 김현경 신 2 | 등록번호 151330631 | 도서상태 대출가능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 No. 3 | 소장처 세종학술정보원/인문자료실2(2층)/ | 청구기호 897.37 김현경 신 3 | 등록번호 151330632 (1회 대출) | 도서상태 대출가능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 No. 4 | 소장처 세종학술정보원/인문자료실2(2층)/ | 청구기호 897.37 김현경 신 4 | 등록번호 151330633 (1회 대출) | 도서상태 대출가능 | 반납예정일 | 예약 | 서비스 |
컨텐츠정보
줄거리
진지하지만 심각하지 않고, 유머러스하지만 가볍지 않고,
현실적이지만 우울하지 않고,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머리는 차가워지고 가슴은 따뜻해지는 현대판 신데렐라의 사랑 이야기…
신데렐라는 진짜 행복 찾기에 성공할 것인가?
겉보기엔 남부러울 것 없는 공주님이지만 실은 계모의 교묘한 학대에 심신이 만신창이가 된 채 성에 갇힌 신데렐라 같은 삶을 살아온 연희. 운명적 사랑을 통한 탈출을 막연히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그러던 중 연희는 계모가 경영하는 회사의 후계 자리를 노리는 장용기의 계략에 말려 곤란한 처지에 빠지고, 남동생 강천의 친구 태경이 우연히 거기 얽혀든다. 첫사랑인 가인과의 관계가 끝없이 꼬이며 절망에 빠져 있던 태경과 연희는 각자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사랑으로 돌파구를 찾기로 합의하고, 연희는 마법처럼 운명적 사랑을 확신하게 된다.
그러나 마법은 언젠가는 풀리는 법. 과거의 가시는 미래를 가로막고, 뜻밖의 사건은 냉혹한 현실을 일깨운다. 어떻게든 두 사람의 파국을 막으려는 강천, 연희의 불행이 필생의 목표인 상숙, 그런 모두의 관계와 욕망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용기. 이 모두의 필사적인 움직임이 충돌하는 가운데, 감춰져 온 비밀들이 하나 둘 드러나고, 신데렐라와 왕자는 사랑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밖에 해결할 수 없는 제 삶의 축적된 문제들에 맞닥뜨리게 된다. 과연 그들은 마법이 풀린 후에도 자기 힘으로 장애물을 극복하고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정보제공 :
책소개
김현경의 대하연애심리소설. 겉보기엔 남부러울 것 없는 공주님이지만 실은 계모의 교묘한 학대에 심신이 만신창이가 된 채 성에 갇힌 신데렐라 같은 삶을 살아온 연희. 운명적 사랑을 통한 탈출을 막연히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그러던 중 연희는 계모가 경영하는 회사의 후계 자리를 노리는 장용기의 계략에 말려 곤란한 처지에 빠지고, 남동생 강천의 친구 태경이 우연히 거기 얽혀든다.
첫사랑인 가인과의 관계가 끝없이 꼬이며 절망에 빠져 있던 태경과 연희는 각자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사랑으로 돌파구를 찾기로 합의하고, 연희는 마법처럼 운명적 사랑을 확신하게 된다. 그러나 마법은 언젠가는 풀리는 법. 과거의 가시는 미래를 가로막고, 뜻밖의 사건은 냉혹한 현실을 일깨운다. 어떻게든 두 사람의 파국을 막으려는 강천, 연희의 불행이 필생의 목표인 상숙, 그런 모두의 관계와 욕망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용기.
이 모두의 필사적인 움직임이 충돌하는 가운데, 감춰져 온 비밀들이 하나 둘 드러나고, 신데렐라와 왕자는 사랑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밖에 해결할 수 없는 제 삶의 축적된 문제들에 맞닥뜨리게 된다. 과연 그들은 마법이 풀린 후에도 자기 힘으로 장애물을 극복하고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김현경 작가 인터뷰]
“연애는 역사다”
Q. 역사 전공자가 소설을 쓴다면 보통 역사 소설을 기대할 텐데, 하필 연애 소설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이 소설을 쓰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에요. 역사학도를 자처하고 다니는 제가 역사 소설이 아닌 연애 소설을 쓴다고 하면 다들 의아해 하고, 심지어 “왜요?”라고 되묻는 분들도 적지 않아요. 처음엔 참 뭐라 대답하기 곤란했는데, 지금은 익숙해져서 그때마다 제가 써먹는 대사가 있어요. “역사학이란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역사적 사고방식을 공부하는 학문이거든요.” 풀어서 얘기하자면, 우리가 보통 역사 소설이라 부르는 장르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소재 혹은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 할 수 있어요. 그와 달리 ‘역사적 사고방식’은 세상이나 어떤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한 도구, 즉 방법론이에요. 인간과 세상의 모든 것을 시간의 축을 통해 이해하고 설명하는 거죠. 역사학에서는 보통 공동체의 문제를 다루지만, 개인의 심리와 인간관계의 문제를 설명할 때도 역사학적 방법론은 매우 유용해요. 인격이란 단적으로 기억의 총체이니까요. 거창한 얘기 같지만 쉽게 말해서 한 인간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의 과거 경험과 기억들을 면밀히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 당연한 얘기지만 실생활에서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인데, 저는 그것을 대학에서 전공 공부를 통해 확실히 각인하게 되었어요.
Q. 역사학보다는 심리학에 가깝다는 생각도 드는데.
A. 맞아요. 사실 심리학에도 굉장히 관심이 많아요. 하지만 역사학의 포괄 범위가 더 크기 때문에 개인과 인간관계가 공동체와 주고받는 영향에 대해서도 더 넓은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점이 있어요. 전공자의 아집일 수도 있지만 전 감히 역사학을 학문 중의 학문이라고 단언해요. 모든 학문에는 고유한 영역과 가치가 있지만,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데 있어 ‘시간’만큼 꼭 필요하고 널리 써먹을 수 있는 도구가 없으니까요. 물리학적으로 봐도 이 세계의 구성요소 가운데 인간이 유일하게 전혀 통제할 수 없는 요소가 바로 시간이잖아요.
Q. 그렇다면 ‘진정한 역사소설’의 소재로 연애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연애만큼 다양하고 극적인 방식으로 현대의 개인상과 사회상을 드러내는 소재가 없으니까요. 연애는 인격 대 인격의 가장 깊은 만남이고, 두 인격의 깊은 만남은 문명끼리의 충돌만큼이나 복잡한 양상과 에너지를 띠게 되죠. 역사학과 인간관계에 대한 공부와 고민으로 열띠게 보냈던 대학 시절 연애라는 필생의 연구 과제를 만나게 되었어요. 처음부터 필생의 과제라고까지 생각한 건 아니었고, 나이가 나이다 보니, 주변에 가장 흔히 눈에 띄면서 가장 흥미로운 행동양식이라 자연스레 연구 대상이 된 거죠. 그런데 연구를 하면 할수록 그 복잡한 성질과 깊은 의미에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도대체 저게 뭔 짓이지? 최적 번식기의 폭주하는 본능인가? 유아적 인정 욕구의 발현인가? 매스컴에 의한 세뇌인가? 여러 가설을 놓고 고민하다 전 마침내 연애란 그 모든 성질을 포함하는 것 이상의 복잡한 개념임을 깨달았어요.
Q. 연애의 복잡성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이죠?
A. 요약하자면, 연애란 인간 행위의 3가지 근본 동인인 본능/감정/이성에 모두 걸친 가장 전인격적이고 가장 극적인 행위인 동시에, 원시적 사회 조직인 혼인을 통한 가족제도/근대 의식의 ‘개인 발견’에 따른 ‘로맨틱한 사랑’이라는 관념/현대의 매스미디어에 의한 상업적 의미부여/현대인의 가치 공백에 따른 허무감의 보상심리 - 이 모든 것이 혼재된 시대의 산물로서,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가장 사회적인 행동양식이라 할 수 있죠. 한 마디로 연애란 이 시대의 인간관계의 정수란 말입니다. 필생의 연구 과제로 삼음이 마땅하지 않은가요!
Q. 필생의 연구 과제라 하면 앞으로도 계속 연애소설을 쓰실 계획인가요?
A. 그럼요. 연애란 모든 학자와 예술가들의 영원한 모티브잖아요. 사실 보고 듣기만 할 적엔 다들 할 얘기가 저것밖에 없나 지겹다는 생각도 했는데, 막상 제가 파 보니까 끝이 없을뿐더러 질리지도 않는 소재더라고요. 그도 그럴 것이 연애란 행동양식은 굉장히 다양한 요소, 즉 역사적 산물이며 고도의 경제적, 정치적 행위인 동시에 심리학적 현상이며, 때로는 대체종교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개인의 가치관과 성향에 따라 그 요소들이 각기 다른 비율로 구성되기 때문에, 결국 연애라는 개념 자체가 개인마다 크게 달라지게 돼요. 또한 연애는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그 상대 혹은 주변인들이나 다른 조건과의 관계에 따라 그 개념이 재구성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그 무수한 드라마들이 생겨나는 것이죠. 이렇게 변수 자체가 워낙 많은데다, 연애라는 행동 양식이 워낙 보편화된 사회에 사는지라 주변에 사례도 넘쳐나는 덕분에 연구할 거리가 끊이지 않는 것이죠.
Q. 그렇게 연애에 대해서 깊이 연구를 하셨는데, 실생활에서 연애도 많이 하시나요? 본인 경험에서 소재를 많이 얻으시겠죠?
A. 그 또한 가장 많이 접하는 오해에요. 연애소설을 쓴다면 다들 “연애 많이 해 보셨겠네요.”하더라고요. 하지만 오히려 연애 자체를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 보니 내가 직접 거기에 ‘빠질’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종교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특정 종교의 신자가 되기 힘든 것과 같은 원리겠죠. 언젠가 만나는 남자에 대한 얘기를 친구랑 하는데, 친구가 어이없어하면서 그러더라고요. 넌 네 얘기를 무슨 그렇게 남의 얘기 하듯이 객관적으로 하냐고. 대부분 연애 얘기를 하면 자기 감정에 집중하기 마련인데, 전 제 얘기를 할 때조차 상황을 분석한대요. 요즘은 이런 버릇을 직업병을 넘어 산업재해라고까지 부르고 싶은 심정이네요. 어쨌든 소설의 소재나 영감은 주변에서 전해들은 경험담만으로도 차고 넘쳐요. 전 작가의 직접 경험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곤 생각지 않습니다. 어차피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경험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너무 자기 경험에만 천착하다 보면 오히려 시야가 좁아질 수 있어요. 그보다는 관찰력과 분석력, 공감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Q. 그래도 사랑에 빠지기 힘들다는 부작용이 있다니 안타깝네요.
A. 전 인연을 믿는 편이라서, 인연이 있다면 언젠가는 만나질 거라고 생각해서 조급해하지 않아요. 그리고 그런 부작용을 무릅쓰고라도 전 평생 연애소설을 쓰고 싶어요.
Q. 그렇다면 ‘연애는 역사’라는 깨달음으로 인해서 역사 소설의 형식을 빌린 ‘대하연애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게 된 것인가요?
A. 전혀 의도적으로 장르를 만든 게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기엔 민망한데, 그냥 쓰고 싶은 대로 쓰다 보니 그런 장르명이 붙은 것뿐이에요. 다들 무슨 연애소설이 그렇게 기냐고 놀라기에. 그런 대하소설 분량은 역사소설에서나 쓸 수 있는 거라고, 한 출판사에서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실제로 저는 대하역사소설을 굉장히 좋아해요. 시간을 축으로 수많은 인간 군상들의 사정을 입체적으로 엮어서 보여주는, 바로 그런 대하소설의 형식을 빌려 다양한 인간관계와 심리들을 깊이 있게 그려내고 싶었어요. 처음부터 길게 쓰려고 작정하려고 쓴 건 아닌데, 아무리 연애소설이라도 그렇게 풀어가려니 분량이 길어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Q. 신인으로서 이런 초 장편소설로 데뷔하는 데 두려움이나 애로사항은 없었나요?
A. 출판을 의뢰했던 기성 출판사들에서 들은 얘긴 다 그뿐이에요. 장르를 특정할 수 없다, 분량이 적절치 않다, 형식이 애매하다 등. 내용에 대한 코멘트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어요. 사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요.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등단할 길을 찾아보니 공모전뿐인데, 처음부터 규격에 맞춰서 글을 쓰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하지만 출판사 입장에선 소설도 상품이니까 검증되지 않은 신인에게 규격을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무작정 개인 블로그에 연재를 시작했죠. 그게 2005년이에요. 누구한테 굳이 보여줄 의도는 없었고 그냥 혼자 쓰려면 진도가 안 나갈까 봐, 아는 사람들 몇몇만 아는 블로그에 글을 올린 건데 몇 달 연재를 하다 보니 입소문이 나 있더라고요. 한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를 받기도 했는데, 뜻하지 않은 개인 사정으로 연재가 무기한 중단되는 바람에 없던 일이 되었어요.
Q. 개인 사정이란?
A. 연재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엄마가 말기암 판정을 받으셨고, 제가 곁에서 간병을 하면서 소설을 집필하던 중이었어요. 저희 엄마는 저에게 그냥 엄마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소울메이트였고, 어린 시절부터 제 작가의 꿈을 가장 가까이서 응원하고 조언해 주신 매니저이자 후원자이자 제1독자였어요. 국문학도였고 무명 시인이셨으며 평생 소설가의 꿈을 간직하신 분이었죠. 힘들게 투병하시면서도 늘 제 소설 연재를 지켜보고 계셨는데, 출판 제의를 받고 나서 얼마 안 있어 병세가 악화되어 결국 작품이 60% 정도 완성되었을 때 돌아가셨어요. 추스르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죠. 집안에서도 워낙 엄마의 존재가 컸기 때문에 제가 장녀로서 그 자리도 메워야 했고요. 그래도 남은 식구들이 계속해서 믿고 지지해 줘서 만 5년 가까이 걸려 2009년 마지막 날 탈고를 할 수 있었어요. 물론 그때까지 변함없이 제 소설을 기다려 주시고 읽어 주신 얼굴 모르는 독자분들 덕도 컸고요.
Q. 2009년에 탈고했는데 출판하기까지 2년이 넘게 걸린 과정은?
A. 일단 전체 수정 작업을 거치는 데 오래 걸렸어요. 분량이 워낙 길고 오랜 기간 쓴 글이라서 전체를 통일성 있게 정리하는 게 힘들었어요. 그리고 적당한 출판사를 찾기가 힘들었죠. 앞서 말했듯이 워낙 규격에 안 맞는 작품이라 그랬겠지요. 거절만 수없이 당하던 끝에 답답해서 제가 스스로 출판사를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1인 출판 강좌를 들었는데, 거기서 일일강사로 초빙되어 오셨던 M&K의 구모니카 대표님을 보고 느낌이 딱 왔어요. 말씀을 들어도 책을 읽어봐도 저랑 코드가 너무 잘 맞았어요. 한 마디로 인생도, 사업도 규격에 맞추지 않는 분 같았거든요. 연락해서 만나 보니, 아니나 다를까 제 느낌이 맞더라고요. 그렇게 운명처럼 책 출간을 하게 되었죠.
Q. 그렇게 여러 번 거절을 당하면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힘은요?
A. 물론 제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죠. 사실 출판사 입장에서 이 작품을 내기 어렵다는 말은 현실적으로 제가 봐도 그렇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았어요. 하지만 왜 처음부터 이렇게 어려운 문을 뚫으려고 하느냐, 우선 등단한 다음에 새로운 걸 시도해 봐도 되지 않겠느냐는 합당한 충고들엔 마음이 정말 힘들었어요. 고민해 봤지만 어차피 제가 앞으로 쓰고 싶은 작품도 규격에 맞춘 작품, 트렌디한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현실에 타협해 봤자 앞길이 더 쉬워질 것 같지는 않아서, 잘 되든 안 되든 차라리 처음부터 제 스타일로 밀어붙이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어요. 블로그에서 연재했을 적에, 이런 소설을 기다려 온 독자층이 소수라도 분명히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출간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었어요. 모든 소설가 분들이 그렇겠지만, 어차피 소설을 돈 벌고 출세하려고 쓰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비록 분량과 형식은 상품으로서 적당하지 않지만, 작품 자체의 진실성과 독창성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Q. 규격과 트렌드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측면에서 자신의 소설이 최근 소설계의 경향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A. 기성 작가 분들이야 모두 저와는 비교가 안 되는 훌륭한 역량을 갖고 계시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소설 트렌드는 좀 치우친 경향이 있다고 봐요.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추려다 보니 단박에 눈길을 끌 만한 소재와 설정에 집착하는 것 같아요. 소재 싸움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까 표절 시비가 일어나기도 하고, 또 기발한 설정을 하려다 보니 환타지적 요소가 많고 우화적인 형식이 많죠. 또한 세태가 흉흉하다 보니 사회비판적인 주제가 많고요. 대세가 된 일본 소설들은 단편적이고 감성적이고 이미지 위주이죠. 여러 가지로 최근의 우리 소설 트렌드는 제 스타일하곤 많이 달라요. 저는 철저하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분석적이고 서사적인 서술 방식을 선호하고요. 또 역사학도이기 때문에 사회 문제에 늘 관심을 갖고 있지만, 그보다는 개개인의 심리와 관계에 관심이 더 많아요.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굴곡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개인에 천착한 문학가들이 적은데, 저 하나쯤 거기에 몰두해도 괜찮다고 봐요.
결론적으로 제 소설이 확실히 트렌드하고 거리는 멀지만, 차별점은 분명하죠. 평범한 일상을 소재로 다양한 인간형과 심리와 관계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묘사한 소설, 그래서 독자들에게 인간에 대한 실제적인 공감과 이해를 제공하는 소설이라 하겠습니다.
Q. 그렇다면 한국 소설 중 좋아하는 작품은 없나요? 특별히 영향을 받은 작가가 있다면?
A. 저는 고전소설을 좋아해요.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샬롯 브론테 <제인 에어>, 루이자 올컷 <작은 아씨들> 등. 현대 작가 중에선 알랭 드 보통을 좋아하고, 한국 작가분들 중에선 조정래 작가님을 가장 존경합니다.
Q. 차기작 계획은? 또 온라인 연재를 하실 건가요?
A. 모를 일이지만 무조건 단권짜리에요. 처음이라 뭣도 모르고 대하소설에 도전했지만, 정말 너무 힘들었거든요. 이번엔 비교적 쓰기도 읽기도 출판하기도 쉬운 작품을 쓰고 싶어요. 여러 가지 구상 중인데, 아마도 가족 소설이 될 것 같아요. 물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주 평범한 가족일 거구요, 그 식구들이 연애도 많이 하겠죠. 리얼한 성격 묘사와 파격적인 형식도 여전할 거구요. 기대해 주세요!
[등장인물 소개]
이연희(여,24) 부유한 사업가 집안에서 외동딸로 태어났으나 4살 때 병으로 어머니를 잃고 13살 때 아버지마저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 계모의 교묘한 학대와 철저한 통제 아래서 자라난다. 본래 내성적이고 유약한 천성에 성장기의 트라우마로 인해 계모의 학대 사실을 주변에 알릴 용기조차 없을 만큼 무기력한 인간이 된다. 새장 안에 갇힌 새와 같은 삶을 사는 그녀가 마음을 터놓는 상대는 고등학교 때부터 단짝 친구인 잔디와 의붓 남동생 강천, 세상에 둘 뿐. 따뜻하고 사려 깊은 성품에 의외의 재치, 청초한 미모의 소유자임에도 지금껏 제대로 사랑을 해 본 적도 없다. 한 남자와의 진정한 사랑만이 자신을 시궁창 같은 인생에서 구원해 줄 길이 될 거라는 그녀의 순진한 소망에 대해 잔디는 헛된 환상이며 관계에 장애물일 뿐이라 단언하지만, 연희로서는 그나마 환상 밖에는 돌파구가 없는 삶인지라 마음 깊은 곳에 한 가닥 믿음까지는 차마 버리지 못한다. 사범대 졸업 후 교원 임용 시험에 탈락하고 재수를 준비하고 있지만 어려운 시험을 비롯하여 스스로의 인생을 헤쳐 나갈 자신감은 없고, 빨리 결혼해서 집을 나가라는 계모의 채근이 심해지는 가운데 점점 삶의 의욕을 잃어가는 그녀. 신데렐라의 지푸라기 같은 마법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김태경(남,27) 강화도 부속 섬의 농촌 마을에서 출생 직후 어머니가 병사해 홀아버지와 두 형들 아래 남겨진다. 성실하고 다정하며 특별히 막내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 덕분에 정서적, 경제적으로 별 결핍 없이 성장했으나 얼굴도 보지 못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동경은 일종의 강박처럼 남아 있다. 본래 내성적인 성격인데다 여자 없는 집안에서 자라나선지 나이가 들어서도 여자를 대하는 데 서툴고 낯설지만, 남자다운 외모에 솔직 담백한 성품, 해맑은 미소 덕분에 남녀에 공히 인기가 좋다. 불투명한 걸 견디지 못하는 결벽증적인 강직함과 앞뒤 계산할 줄 모르는 과감한 행동력으로 주변 사람들의 신뢰와 애정을 사지만, 한편 우유부단하고 보수적이어서 상황 변화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면이 있다. 어린 시절 소꿉친구이자 첫사랑인 가인을 일생 운명의 상대로 여기며 고등학생 시절 말 못할 이유로 어긋나 헤어지게 된 뒤로도 그 마음을 놓지 못한다. 고2 때까지 유망한 복싱선수로 활약했으나 가인과 헤어진 후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그만두고 상경해 중장비 기사로 일한다. 몇 년 만에 서울에서 가인과 재회하지만, 한 번 꼬인 실타래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피차에 상처만 내는 관계가 된다. 그럼에도 두 사람 다 서로를 멀리 떠나지는 못하고 진저리나는 소모전에 인생은 표류한다.
최가인(여,27) 지독한 의처증에 알콜중독인 아버지와 무기력하고 의존적인 어머니 아래 외동딸로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유년기를 보낸다. 그러나 천성적으로 강인한 의지와 냉철한 판단력을 타고나 피해자로서의 무력증이나 죄의식의 위험성을 본능적으로 알고, 일생 독하게 운명과 맞서 싸우는 전사로 성장한다. 자그만 체구에 가무스름한 피부색, 다소 이국적인 이목구비에 눈빛이 강렬한 독특한 매력의 소유자로, 대범하고 외향적인 성격이라 대인관계에도 자신감이 있다. 그러나 성장기의 상처로 인한 남자에 대한 불신과 지나치게 독립적인 성향 탓에 좀처럼 사랑에 자신을 맡기지 못한다. 순수했던 시절 유일한 삶의 행복이자 안식처였던 태경과의 첫사랑마저도 극복해야 할 과거의 일부로 여긴다. 결국 고등학생 시절 가출하여 갖은 고생 끝에 일본 유학과 패션 디자이너로 서울 정착이라는 필생의 꿈을 이루지만, 그 후에도 현실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생활고와 더불어 영영 끊어내고 싶은 과거의 족쇄와 그에 대한 이율배반적인 향수는 그대로 태경과의 관계에 투사된다. 버릴 수도 안고 갈 수도 없는 사랑의 해결책으로 그녀가 생각해낸 것은 모든 가능성을 끊어 버리는 독신주의 선언. 그러나 그와의 관계 자체는 끊어내지 못하고 고향 친구라는 이름으로 힘겨운 인연은 계속된다. 태경을 통해 강천과 친구가 되고, 그의 소개로 강천의 어머니가 경영하는 의류회사 상명어패럴에 입사한다.
이강천(남,23) 연희의 의붓 남동생. 부유한 사업가 집안의 출신인 어머니와 성형외과 의사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으나, 세상 빛을 보기도 전에 부모가 이혼한 터라 친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다. 여섯 살 때 어머니가 재혼하여 만난 새아버지(연희 친아버지)와는 함께 살았던 5년의 짧은 시간 동안 친 부자지간 못잖은 돈독한 정을 나누었기에 그가 죽은 후에도 평생 그리움을 간직한다. 그런 새아버지가 유언처럼 남긴 친딸 연희에 대한 특별한 부탁을 마음에 새기고 평생 어머니에게 학대당하는 연희를 그림자처럼 챙겨준다. 그러나 집안 내 역학관계를 인식하여 결코 그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말 못할 가정사와 냉정하고 압제적인 어머니의 과보호 아래서 자신의 세계?예민한 자의식과 섬세한 감성, 가식과 규범을 못 견디는 보헤미안 기질?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 낸 냉소의 가면 뒤에서 한량 같은 삶을 산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어울리기를 즐기지만, 한편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 혐오의 반작용으로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여 여행을 유일한 삶의 해방구로 여긴다. 별명인 ‘도련님’에 어울리는 깔끔한 외모와 사랑받는 데 능숙한 성격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지만, 여자엔 별 관심이 없다. 사업을 물려받기 바라는 어머니의 압력을 뿌리치고 수의대에 진학한 후, 학교에서 만난 비슷한 배경의 한량 친구인 양동우를 통해 태경과 친분을 쌓게 되고, 그를 통해 가인과도 친구가 된다.
윤잔디(여,24) 사회, 경제적으로 중간 이상 계층의 집안에서 남 보기엔 부족할 것 없이 자라났으나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불화와 무관심으로 입은 상처가 크다. 기본적으로 다혈질에 솔직한 성품이나, 그런 상처 때문에 냉정하면서도 묘하게 비뚤어진 관점에다 예측할 수 없이 폭발하는 공격성으로 대하기 힘든 성격의 소유자가 된다. 건강미 넘치는 미모와 재기를 타고난 데다 외로움을 못 견디는 성격이라 화려한 남성 편력을 자랑하지만, 남녀관계에 관해선 현실적이다 못해 대단히 냉소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을 쉽게 사귀어도 정작 속마음을 터놓는 상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단짝친구인 연희 외엔 거의 없다. 연희의 순진해 빠진 연애관을 한심하게 여기지만 한편으론 그 꿈을 지켜주고 싶고 믿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래도 영원이나 진실 같은 형이상학적 가치보다는 현실적인 위안을 선택하는 편이 안전한 길이라 믿으며, 삶의 문제와 당면할 때마다 재빨리 외면하고 도망치는 길을 선택해 왔다. 그렇게 하여 이십대 중반에 도달한 곳은 아무런 소망도 보람도 없는 휴학생 신분의 권태로움과 그로 인한 조바심뿐이다.
전혁진(남,24) 동네 세탁소를 운영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삶이 내세울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남부러울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성실하고 소박하며 정직한 부모 아래서 그 미덕들과 함께 독실한 신앙까지 물려받고 태어났다. 그러나 야무지고 꼼꼼한 어머니보다는 아버지 쪽을 더 닮아 느긋하고 온화하며 오지랖만 넓은 성격은 결코 시대에 적합한 경쟁력의 조건이라 할 수 없어 이십대 중반에 냉혹한 취업시장과 연애시장에서 영락없는 루저 신세가 된다. 그런 처지에도 그의 굳은 신앙심에 바탕한 특유의 낙천성과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지혜는 훼손되지 않지만, 점점 옥죄어오는 현실의 벽 앞에 막막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대학입시에 오 년째 실패한 끝에 식구들 눈치를 피해 집에서 좀 떨어진 고시원에서 혼자 살며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그런데 그보다도 살면서 고백만 열한 번 퇴짜 맞은 모태솔로 신세가 더 서럽다.
이강주(여,30) 연희의 의붓 언니.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와 두 남편간의 불화, 이혼, 재혼, 사별의 과정을 곁에서 모두 지켜본 유일한 목격자로서의 트라우마,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어머니에 대한 양가감정, 그리고 학대받는 의붓동생 연희에 대한 죄책감과 무력감에 짓눌린 채 자란다. 어머니와 외모는 많이 닮았으나 승부근성이나 배짱 따위는 전혀 물려받지 못했고, 그렇다고 친동생인 강천과 같이 강한 자의식이나 재빠른 판단력도 갖지 못한 터라 냉정한 어머니에게 평생 인정받지 못하고 늘 주눅이 들어 있다. 순전히 어머니의 뜻에 따라 경영학을 전공하고 죽 어머니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일에 소질이 없고 성격에도 맞지 않아 만성 스트레스에 찌든 상태. 어머니의 편애를 독차지하면서도 제 할 말 다 하고 사는 남동생에게 뿌리 깊은 열등감과 질투심을 품고 있지만, 천성이 욕심이 없고 체념이 빠른지라 차라리 소외당하는 위치가 속 편하다고 여기는 면도 있다. 소극적이고 무뚝뚝한 한편으로 순수하고 겸손하며 한결같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자로서 자신감도 심적 여유도 없어 사랑엔 관심 둘 겨를도 없이 서른줄에 들어섰다. 그러나 딱히 외롭거나 초조한 마음도 없는 건 지금 그녀에게 무엇보다도 갈급한 건 자기 자신만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남상숙(여,55) 연희의 계모이자 강주, 강천의 친모. 해방 이후 대지주에서 사업가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재력가 집안에서 태어난다. 장녀로서 일찌감치 동업 가문과 정략결혼의 당사자가 되지만, 가문에 흐르는 사업가의 피는 누구보다도 진하게 타고났다. 재빠른 계산이나 균형감각보다는 멀리 보는 통찰력과 직관, 대담하고 냉철한 승부사적 기질이 강한 보스 타입. 전통적 권위주의, 집단주의와 냉혹한 승자독식의 자본주의 질서가 결합된 한국 현대사회 특질의 표상 같은 인물로, 사업만이 아니라 인간관계와 인생 전체를 그 원칙에 따라 영위해 나간다. 약혼자 이영훈이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져 일방적으로 파혼을 선언했을 때 당사자로서 누구보다도 침착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오히려 양가 중재에 나섰던 것도 그 원칙의 맥락으로, 결코 패배자로서의 지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 그리고 만의 하나 찾아올지 모르는 재기의 기회를 위한 준비였던 것. 이 승부수는 기가 막히게 먹혀들어 14년의 세월이 흐른 후 결국 그들은 양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재혼하게 되고, 상숙은 타고난 경영 능력을 발휘해 다른 호적에 올라 있는 두 아이라는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시가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며, 남편의 사고사 후에는 양가 합작회사인 상명어패럴의 사장의 직함을 물려받고 회사와 가문의 실권을 한 손에 거머쥔다. 두 남편들과의 만남과 헤어짐은 그녀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였을까? 고독과 모멸감마저 승부근성으로 승화시켜 온 그녀에게도 인간적 연약함과 따뜻함이 남아 있을까? 평생 곁에서 어머니를 지켜봐 온 큰딸 강주도, 10여년 전략적으로 사장을 분석해 온 참모 장용기도 그 내면은 도무지 들여다볼 수가 없다. 분명한 것은 그녀에게도 평정심을 잃게 하는 대상이 존재하긴 한다는 것. 증오와 학대의 대상인 의붓딸 연희와 집착과 과보호의 대상인 친아들 강천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그녀의 유일한 약점이다.
장용기(남,34) 상명어패럴의 경영실장. 충청남도 작은 시골 마을에서 3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선량하지만 무계획적이고 무책임한 성향의 부모 아래 어린 시절부터 경제적 빈곤과 불안정한 환경에 시달리며 집요한 생존 본능과 예리한 현실 인식 능력을 연마했다. 형제들 중 유일하게 우등생이어서 집안의 기대와 지원을 독점하며 자랐지만 장남으로서의 책임감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신의 출신 배경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혼자 힘으로 명문대 졸업과 미국 유학을 마친 후 일류 경영자가 되리란 야심으로 대기업들을 제쳐두고 유망 중소기업인 상명어패럴 입사를 선택한다. 때마침 대대적 경영 쇄신을 계획하고 있던 남상숙 사장에게 낙점되어 그의 오른팔이자 참모로서 초고속 승진, 회사의 후계 경영권을 놓고 사장의 장녀 이강주와의 경쟁하는 위치에까지 오른다. 계산이 빠르고 냉정하며 매사에 빈틈을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로, 남 사장과 마찬가지로 인생을 자신과 세상 간의 싸움으로 인식하며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면이 있으나, 근본적으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인간인지라 남 사장의 동물적 승부근성과 가학성은 이해하지 못하고 경계한다. 감정 교류에 가치를 두지 않기 때문에 사랑에 대한 환상이나 기대는 없으나, 건전한 가정은 책임감을 갖고 성취해야 할 목표라는 분명한 개념은 있다.
나카무라 쇼우지(남,36) 가인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수입 라이센스 브랜드 ‘테스테라’의 일본 본사에서 파견된 MD(머천다이저).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성실하고 유능한 사원이나 독단적인 일처리 방식과 입사한지 1년이 넘도록 사생활에 관해 알려진 게 전혀 없을 정도로 폐쇄적인 성격 때문에 인간적으로는 평판이 좋지 못하다. 그러나 부유한 독신남으로 추정되는 외양과 우수어린 분위기 때문에 여직원들 사이에서는 호기심의 대상이다. 내성적이고 자제력이 강해 차가운 인상을 주는 한편 섬세한 감성과 뜨거운 열정이 공존하지만, 이혼의 상처로 인해 더욱 단단해진 껍질은 좀처럼 이면이 드러날 틈을 주지 않는다. 그런 그가 부서 내에서 유일하게 가인과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건 단지 가인의 일본어 실력 때문만이 아니라 그런 갑옷을 오히려 편하게 여기는 동질의식 때문일 것이다. 자신을 지키는 무기로서의 고독을 존중해 줄 수 있는 상대가 오히려 그 무기를 서로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한다.
양동우(남,25) 태경의 고향 후배이자 강천의 대학 선배. 3대 독자로 태어나 사업으로 집을 비운 부모 대신 할머니 손에서 응석받이로 자라서인지 세상만사 어려운 것도 걱정할 줄도 모르고 노력 없이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타고난 머리 회전이 빠른데다 어쩐 일인지 주변에 챙겨주는 이들이 많아 늘 수월하게 일이 풀리는 편이다. 영혼이 없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경박하고 의지박약한 인간이나 극단적 에고이즘에 바탕한 여유와 자기기만에 가까운 낙천성은 달콤한 군것질거리처럼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외모도 반반하고 본능에 충실한 성격 때문에 주변에 여자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강화도에서 태어나 열일곱 살 때까지 살다가 부모가 땅 투기로 벼락부자가 되어 서울로 이사한 후 강남 토박이 상류층 행세를 한다. 그러나 고향 선배인 태경을 서울에서 만나게 되자 충실히 따르며 챙겨준다. 강천과는 같은 대학 여행 동아리에서 만나 친구가 되고, 그와 태경과의 친분에 연결고리가 된다.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행정고시를 준비한다는 핑계로 매일같이 빈둥거리며 지낸다.
구영광(남,28) 태경의 직장동료이자 친구. 태경이 서울에 막 올라왔을 때 영광이 일하고 있던 단골 술집에서 만나 친분을 쌓고, 태경의 소개로 같은 회사에 트럭 기사로 취업하게 된다. 성질 급하고 허풍 심하고 오지랖 넓고 입담 좋은 성격은 태경과 정반대로 보이지만 묘하게 죽이 잘 맞아 둘도 없는 단짝으로 지내고 있었다. 독특한 이름에 걸맞게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자신의 영광스러운 과거를 떠벌이곤 하는데, 항상 그 증거로 드는 것이 얼굴 정가운데에 선명히 그어진 흉터자국. 그러나 그게 정말 그의 말대로 나쁜 놈들과 13대 1로 싸웠을 때 난 상처인지 증명할 길은 없다. 어둠에 싸인 과거와 험악한 인상과 다르게 인정이 많고 속도 깊은 인물이나, 진득한 면이 없어 여자와의 인연은 좀처럼 만들어내질 못하고 태경의 연애사에 참견하는 재미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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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김현경(지은이)
문학을 사랑하던 엄마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책과 가까이 자라나며 글쓰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짧고 간결한 언어로 깊이를 담아낸 엄마와는 다르게 치열하게 분석하는 산문가로서의 꿈을 키워나갔다. 언제나 작가의 꿈을 응원해주던 엄마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인생의 길잡이였다. 그러나 겨우 스물여섯, 암 투병 끝에 엄마를 떠나보내는 이별을 겪게 된다. 간병의 시간은 고통과 무력감, 사랑과 감사함이 뒤섞인 나날이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온몸으로 통과하며 배우게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결국 한 가지를 깊이 깨닫게 된다. 삶은 끝나도 사랑은 남는다는 것. 부재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사랑의 감각이 다시 원고지 앞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완성된 장편소설 『신데렐라를 위하여』로 등단했고, 이후 ‘실용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어느 별에서 왔니』는 세종도서 문학 부문에 선정되었다. 소설 『그래, 이혼하자』는 이민정 주연의 동명의 드라마로 제작 중이며, 교양서 『BTS 덕분에 시작하는 청소년 심리학 수업』 등 장르를 넘나드는 집필 활동으로 독자와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시립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에니어그램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학교, 공공기관, 기업 등에서 심리학 강의를 하며 인간의 본성과 관계, 인생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