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담론의 다양한 스펙트럼촛불시위와 반전, 파병반대를 놓고 벌인 우리 내부의 평가는 다양하지만 크게 몇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먼저 촛불시위는 '반미'라는 평가가 있다. 여기에는 반미는 '반체제'라는 입장으로서 촛불시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반미는 '자주성'의 발현으로서 촛불시위는 더욱더 확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 촛불시위는 '반미'가 아니라는 입장이 있다. 여기에는 순수한 '추모'의 뜻을 보인 것이라는
입장과 '반미'는 아니어도 한미관계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보아서 한미관계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정한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미국에 대한 비판'과 '반미''반미'를 말 그대로 미국을 반대하는 것으로 보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구체적으로 미국의 무엇을 어떻게 반대하는 것이 반미인가 하는 데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이라는 나라, 정부, 정책, 사회, 문화
등을 대상으로 할 때 이중 어느 한 부문만 반대해도 반미라고 할 수 있고 모든 것을 반대해야 반미라고 할 수도 있다. 또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는 모두 반미로 볼 수 있고, 미국에 대한 정당한 비판은 반미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촛불시위나 반전, 파병반대에 참가한 많은 사람들은 자기자신은 '반미'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즉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지 반미의 표출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 내부에 결코 넘어서는 안 될 마지막 금기의 선으로 '반미'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반미가 한미동맹관계를 깨뜨려 안보상의 문제를 야기하고 또 경제에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홍성태교수는 우리 안의 마지막 금기로 남아 있는 이 '반미콤플렉스'를 넘어서야 진정 평등한 한미관계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잘못에 대한 비판이야말로 '반미'의 출발점이자 핵심이다. '반미'가 미국의 모든 것에 반대하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나아가 미국이야말로 '악의 제국'이므로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
뜻하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에 '반미'는 미국의 한계와 문제를 비판하고 바로잡으려는 실천행위이다."
?생각하는 한국인을 위한 반미 교과서?는 대중들의 수세적 반미정서를 극복하는 긍정적인 반미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반미가 왜 문제인가우리 내부에서는 여전히 한미공조를 깨뜨릴 수 있다는 구실로 미국에 대한 비판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의 대외정책이 어떻게 전개되더라도, 주한미군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더라도,
심지어 한반도가 전쟁터가 되더라도 반미의 표출은 국가안보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홍성태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친미'가 '우리의 이익'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면 '반미'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친미만이 올바른 방법인 것처럼 여겨졌다. 친미라는 이름으로 사실은 친미지상주의 혹은
친미사대주의가 판을 쳐왔던 것이다. 바로 이런 잘못된 상황이야말로 우리나라에서 반미가 나타난 구조적 원인이다. 이제는 분명히 국민적 현상으로 자라난 반미는 무려 반세기도 넘게 이어져 온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이면이다. '오만한 제국' 미국은 물론이고, 친미지상주의를 외쳐대는 이땅의 엉터리 친미파나 지미파들도 이 사실을 결코 모르지 않을 것이다.
반미가 왜 문제인가?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바로잡지 않는 한, 우리는 미국에 대해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불평등한 현실이야말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이다."
반미에 대해 왜 우려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가? 왜 'NO'라고 말하지 못하나?
금기를 깨는 용기가 필요하고, 반미라는 말을 당당히 할 수 있어야 미국과 수평적 관계에 설 수 있다.
"생각하는 한국인을 위한 반미 교과서"
지금 우리에게는 미국과 관련해 '필요한 자료'와 적절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 책은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 미국과 한국이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생긴 다양한 문제와 갈등, 우리 내부에서 미국에 대한 입장 차이로 인해 파생된 갖가지 문제에 대해 '오늘의 시각'에
서 다시 점검하고 있다.
미국이 지금은 힘센 친구이지만 언젠가는 남이 될 수 있고, 잿더미 위에서 이루어진 통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면 이 시대 반미는 의무요 사명이 아니겠는가.
당당하며 밝고 긍정적인 반미담론을 제시한 상지대 홍성태교수의 글과 '우리에게 미국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사진작업을 하고 있는 노순택(웹진 imagepress편집장)의 사진을 함께 곁들였다. 글과 또
다른 분위기로 미국을 말해주고 있다.
☞ 저자 소개지은이
홍성태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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