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종휘는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아내와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살면서 서로 헛된 기대 하지 말자고, 그 대신 한두 번은 제법 길게 온전히 같이 있자고. 이 약속대로 그는 아내와 함께 우리 나라 바닷길을 휘돌아 걷기 시작했다. 65세에 혼자서 국토종단을 한 황안나 할머니의 탄력이나 김남희의 기운, 자전거 여행을 한 홍은택의 몸매와 김훈의 눈길을 갖고 싶은 욕구가 이들을 길로 내몰았고, 어느 날 문득 이들은 길 위에 함께 있었다.
그들은 이 여행을 '바바 여행'이라 불렀다. 줄곧 바닷길을 따라가면서 바다를 바라보니 바바, 육지의 바깥에서 바깥으로만 걸으니 바바, 발바닥의 한 바닥부터 다른 바닥까지 옮겨야 한 걸음이니 바바. 바바 여행은 모두 65일이 걸렸다. 한 번에 다 걸은 건 아니다. 걷다가 집으로 왔다가 다시 내려가서 걷기를 다섯 차례 반복한 여행이었고, 중간엔 버스와 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이 책은 앞머리와 뒷머리를 빼고 모두 여섯 개의 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바다, 길, 사람, 개, 여행, 집, 각각의 주제에는 사진과 캡션 형식의 글이 있고, 이어서 그 주제의 에세이가 뒤따른다. 이 여섯 개의 주제는 저자가 65일간의 바닷길 여행을 통해 만나고 발견하고 감동했던 것들이다. 그러나 이 모두는 '아내'라는 동행자를 만나고 발견하고 감동하는 여섯 개의 변주이기도 하다. 모든 글에는 그와 그의 아내 이야기가 등장하고, 아내를 더욱 깊이 알아가는 과정이 이 소재들을 통해 다양하게 연주된다.
2007년 10월 고도원의 아침편지 추천도서
우리 나라 기혼자 42.7%가 “부부만의 여행, 단 한 번도 간 적 없다”고 응답
도서출판 샨티는 《아내와 걸었다》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기혼자 300명을 대상으로 부부만의 오롯한 시간을 갖기 위해 여행을 다녀본 적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단 둘만의 여행(1박 이상의 여행)을 결혼 이후 단 한 번도 떠나 본 적이 없는 부부가 42.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3년차 미만’ ‘4년~10년’ ‘10년차 이상’으로 나누어 각각 100명씩 조사한 결과이다.
여행을 간 적이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전체 응답자 중 269명인 89.7%가 여행을 가고 싶다고 응답하며, 둘만의 여행에 대한 열망을 보였다.
《아내와 걸었다》의 저자 김종휘는 책에 이렇게 적고 있다. “사람들은 당장 여행을 떠나고 싶어 미치겠다고 말하면서도 그럴 수 없는 수많은 이유를 갖고 있다. 나도 같았다. 허나, 가져야 할 것은 여행을 떠나야 하는 단 하나의 이유다.”
여행을 떠난 적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그 이유로 꼽은 것은 아이들(53.1%)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마음의 여유(29.7%), 시간(22.7%) 순이었다.(중복체크 항목이었음)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여행을 떠난 사람들 역시 여행을 떠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아이(57%, 아이가 없는 사람이 더 많은 결혼 3년 미만을 제외한 수치)를 꼽았다는 사실이다. 그 다음이 시간(46.5%), 마음의 여유(20.9%)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은 같은 이유를 두고 떠날 수 없는 이유로만 받아들일 것인가, 다른 각도에서 볼 것인가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라 하겠다.
아내와 함께 걸은 65일간의 바닷길 여행
저자 김종휘는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아내와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살면서 서로 헛된 기대 하지 말자고, 그 대신 한두 번은 제법 길게 온전히 같이 있자고. 이 약속대로 그는 아내와 함께 우리 나라 바닷길을 휘돌아 걷기 시작했다. 65세에 혼자서 국토종단을 한 황안나 할머니의 탄력이나 김남희의 기운, 자전거 여행을 한 홍은택의 몸매와 김훈의 눈길을 갖고 싶은 욕구가 이들을 길로 내몰았고, 어느 날 문득 이들은 길 위에 함께 있었다.
그들은 이 여행을 ‘바바 여행’이라 불렀다. 줄곧 바닷길을 따라가면서 바다를 바라보니 바바, 육지의 바깥에서 바깥으로만 걸으니 바바, 발바닥의 한 바닥부터 다른 바닥까지 옮겨야 한 걸음이니 바바…… 바바 여행은 모두 65일이 걸렸다. 한 번에 다 걸은 건 아니다. 걷다가 집으로 왔다가 다시 내려가서 걷기를 다섯 차례 반복한 여행이었고, 중간엔 버스와 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이 책은 앞머리와 뒷머리를 빼고 모두 여섯 개의 주제로 나누어져 있다.―바다, 길, 사람, 개, 여행, 집.
각각의 주제에는 사진과 캡션 형식의 글이 있고, 이어서 그 주제의 에세이가 뒤따른다. 이 여섯 개의 주제는 저자가 65일간의 바닷길 여행을 통해 만나고 발견하고 감동했던 것들이다. 그러나 이 모두는 ‘아내’라는 동행자를 만나고 발견하고 감동하는 여섯 개의 변주이기도 하다. 모든 글에는 그와 그의 아내 이야기가 등장하고, 아내를 더욱 깊이 알아가는 과정이 이 소재들을 통해 다양하게 연주된다.
서로를 발견하고 서로에게 감동해 가는 여정을
여섯 테마로 나누어 사진과 글로 풀어낸 책
바다―저자가 아내와 연애를 시작한 곳은 서해 어느 바닷가였다. 당시 대안 학교 교사였던 두 사람은 ‘걸어서 바다까지’라는 걷기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동해안 바다에 함께 이른다. 둘 사이의 사랑이 어긋날 뻔하다가 다시 이어진 곳도 공교롭게 홍대 앞 ‘바다’(bar다)라는 작은 술집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과 아내 사이에는 늘 바다가 있었다고 기억한다.
길―길에서 저자는 자신의 삶의 속도와 만난다. “퀵 서비스 배달 가?”라는 아내의 말에, 저자는 인생이란 나를 나에게 보내는 길인데, 진정한 나를 만날 많은 기회들을 휙휙 스쳐 보냈다는 걸 깨닫는다. 목적 의식과 속도감에 포박당한 삶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법을 여행에서 배우고, 동행자인 아내에게서 배운다.
사람―바바 여행을 조금 남기고 병이 난 개 때문에 먼저 집으로 돌아간 아내를 향해 “결혼한 것을 너에게 당도한 것으로 착각하지 않고 수시로 너와 함께 길 떠나겠다”고 말한다. 짧은 관광길 같은 생을 살면서 숱한 이들과 얽혀 성공과 실패를 가르고 영광과 모멸을 따지느라, 곁에 있는 한 사람의 동행인을 온전히 마음에 들이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을 저자는 혼자 걸으면서 한다. 바바 여행을 모두 마치고 집에 왔을 때, 어서 와, 하는 아내의 말을 들으면서 저자는 자신이 내려야 할 곳에 내린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텅 빈 나를 비어 있는 그대로 반기는 한 사람, 여행의 끝에서 저자는 그 사람을 발견한다.
개―개에 얽힌 부부 각자의 추억, 길에서 만난 수많은 개 이야기, ‘바바 여행’을 함께 한 ‘고미’라는 개 이야기를 통해 부부는 서로를 더 알아간다. 모든 개는 불성을 지녔다는 아내의 말은 여행중 저자에게 하나의 화두이기도 했다. ‘고미’와 함께 걷던 어느 날, 어느 경치 좋은 길가에서 곤히 낮잠에 빠졌다. “아내와 나는 한 손을 잡고 누웠고 고미는 그 사이에 몸을 붙이고 누웠다.…… 고미가 약간 몸을 뒤척이기라도 하면 그 촉감이 내 몸 구석구석에 번져 편안하게 나를 감쌌다. 분명히 잠을 자고 있는데도 아내는 아내대로 고미는 고미대로 그렇게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선명했다.” 저자가 잊을 수 없다고 말하는 여행중 한 대목이다.
여행―여행은 부부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그러나 그 깨달음은 단 한 번도 예상했던 방식으로 오지 않았다.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생수병 물이 똑 떨어졌을 때, 아내와 다투던 도중에, 길 위에서 모르는 이와 눈길 주고받으며 지나치는 사이에, 쉬어가는 나무 그늘에서, 생소한 잠자리의 이불 냄새를 맡으며 뒤척이다가…… 바로 여행만이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집―여행길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집들을 보면서 부부는 자신들이 각기 혹은 함께 살아온 집들을 기억하고 장차 함께 살아갈 집을 꿈꾼다. 문 열면 바로 흙 밟을 수 있는 집, 숨 쉴 수 있는 집, 같이 꿈꾸는 집, 덜 벌고 덜 쓰며 나를 충족하고 나를 살릴 수 있는 집. 아내는 일에 빠져 사는 저자에게 한결 같은 충고를 한다. “일을 사랑하는 거라면 말리기 어렵지만 돈 때문이면 하지 말라고, 그냥 빈 배로 돌아오라고, 조금만 조금만 하다가 돌아올 때를 놓치지 않기 바란다고.”
여행을 위해 저자는 하던 일들을 모두 중단했고, 여행을 마친 뒤 수입은 꽤나 줄어 있었다. 여행에서 얻은 깨우침대로, 저자는 “내 자신의 모습으로 있어도 되는 벌이를 찾아가는 중”이다. 밥 먹고 살 만큼만 벌고 하루 밥값 하는 사람 되려고 한다. 모든 일을 끊고 두 달 넘게 여행을 다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마흔의 나이, 인생의 딱 절반쯤 되는 그 시점에서 아내와 함께 새로운, 그러나 오래 그리워해 왔던 삶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은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런 시도 혹은 도전을 해본 사람은 그 후에 더 큰 것을 얻었음을 깨닫는다. 내가 내 모습으로 살아도 된다는 것!
바바 여행은 끝났지만, 두 사람의 여행은 아직 진행중이다. 부부로서 살아가는 여행, 서로를 알고 발견하고 나날이 더욱 감동해 가는 여행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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