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은 1980년대 이후 한국문학을 대표해온 이문열씨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해외에서도 가장 많이 번역되었으며, 작가인 이문열씨 자신도 제일 아끼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전설적인 시인 김삿갓의 생애를
상상적으로 재구성한 이 소설은 기존의 역사소설들이 보여주던 일반화된 틀을 뛰어넘으며 한국문학사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작품은 파격의 언어와 상식의 언저리를 뛰어넘는 상상력 그리고 이문열 특유의 격조 높은 문장으로 '90년대 역사소설의 새 지평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현재와 과거의 절묘한
혼융에서 비롯될 것이다.
우리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소설의 밑바탕에 깔려있는 작가 자신의 개인사를 엿볼 수 있는데, 기존 체제의 질서로부터 밀려난 국외자의 방황과 진정한 예술의 구현을 위해 험난한 길을 걸어가는 시인의 모습은
작가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러한 작가의 눈물겨운 체험은 작품에 그대로 녹아서 새롭게 변주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호소력 강한 감동적인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詩人》은 할아버지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에 참여하여 역적이 되면서 체제 밖으로 밀려난 김삿갓이 서러움과 한(恨)에서 출발해 '홀로 갖추었고 홀로 넉넉한' 존재로서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詩人이 되어
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줄거리《詩人》은 우리에게 김삿갓으로 더 잘 알려진 김병연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본래 김병연의 생애에 관해서는 그의 가출사건을 중심으로 상당한 설화들이 유포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그와 같은
설화들이 전면 부정된다. 김병연이 스무 살 무렵 어느 시골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을 때 자신의 조부인 김익순을 조부인 줄 모르고 매도했다가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가출하여 유랑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설화는 잘못된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그가 백일장에 임했을 때 자신이 김익순의 친손자임을 잘 알고 있었으며, 시제(詩題)를 본 순간부터 치열한 내면의 갈등을 겪은 끝에 그 유명한 매도의 시를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집에 돌아온 그는
이틀 후, 형 병하에게 이 사실을 고백하였고, 그 후 약 일년의 시간이 지난 뒤 과거에 응시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그러나 당시 사회의 혼탁상과 과거시험의 부패상은 그를 깊은 좌절 속에 빠뜨리고 결국 그는 체제를 겉도는 방랑시인이 된다. 소설의 후반부에서는 가출 이후에 김병연이 보여준 시(詩)의 특질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의 시들은 대략 네 단계로 나뉘어진다.
첫번째 단계의 시들은 현실도피적인 감정의 표현들이 다소 과장되고 감상적으로 처리되고 있다. 아직 조선조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대해 회의를 품지 못한 상태인 것이다. 그러다가 평안도 경내로 들어간 그는
홍경래의 유적지를 찾고 그 반란에 참여했다가 살아남은 원명대라는 사람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되어 시 세계의 획기적인 변모를 이루게 된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그의 두 번째 단계는, 당대의 현실을 통렬하게 조롱하고 야유하면서 형식면에서도 파격적인 변신을 낳는다.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는 그의 민중시인, 혹은 대중시인으로서의 이미지는, 바로
이 두 번째 단계에 만들어진 것이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그는 관조와 자기침잠의 정서를 위주로 안정된 분위기를 추구하는 세 번째 단계의 시 세계로 들어간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단계로 그는 언어를 넘어선 도의
경지에 들어선다.
소설의 마지막은 수소문 끝에 그를 찾아온 아들 익균과 그의 마지막 이별을 그리고 있다. 익균이 아버지를 찾았을 때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가리라 다짐을 하지만 엿새째 되는 날 밤, 함께
자던 아버지가 몰래 일어나 나가는 것을 알고도 그를 붙잡지 못한다. 익균은 잠든 척 하면서 속으로만 '평안히 가십시오. 당신의 시속에서 내내 고요하고 넉넉하십시오....'라고 축원의 말을 중얼거릴 뿐이다.
어둠 속에서 희끗희끗 멀어져 가는 아버지는 이미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었다. 다만 시인일 뿐이었다. 세상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은 시인일 뿐이었다. 궁극적으로 이 작품은 인간 삶의 깊이 모를 심연을
찾아가는 예술가의 고뇌를 그린 작품이다.
특 징1. 양장본(영구보존판)으로 재출간
(미래문학사 10쇄 발행, 둥지출판사 2판 2쇄 발행, 아침나라 3판 1쇄 발행)
2. 불어, 영어, 네덜란드어, 스페인어, 그리스어, 이태리어로 번역되어
전세계에 알려진 세계적인 소설
3. 독자들의 작품이해를 위해 유종호 교수의 작품론 추가
4. 외국 유명 저널의 놀라운 찬사
"《詩人》은 이문열 자신의 대리 전기적인 이야기이다. 김삿갓이라는 저주받은 문학인의 여정을 통해 왜곡된 역사와 사회 속에서 던져지는 글쓰기의 유효성과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담아,
인생살이 속에서 만나는 짙은 안개와 폭풍우를 헤쳐나가기 위한 나침반으로서의 소설이다."
- <르 몽드> 誌
《詩人》의 외국 출판사 출간 현황- 악트쉬드 출판사 (프랑스)
- 하빌 출판사 (영국)
- 말렌호프 출판사 (네덜란드)
- 지윤티 출판사 (이탈리아)
- 노르마 출판사 (콜롬비아)
- METAIXMIO 출판사 (그리스)
- B 출판사 (스페인)
- 암만출판사에서 2001년 8월 출간 예정 (독일)
- 일어판, 중국어판 번역 출간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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