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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비폭력을 꿈꾸다 : 유혜영 시집

자료유형
단행본
개인저자
유혜영
서명 / 저자사항
치마, 비폭력을 꿈꾸다 : 유혜영 시집 / 유혜영
발행사항
서울 :   미네르바,   2016  
형태사항
123 p. ; 22 cm
총서사항
미네르바시선 ;38
ISBN
979115728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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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정보

No. 소장처 청구기호 등록번호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No. 1 소장처 중앙도서관/제3자료실(4층)/ 청구기호 897.17 유혜영 치 등록번호 111763855 도서상태 대출가능 반납예정일 예약 서비스 B M

컨텐츠정보

책소개

미네르바 시선 38권. 2001년 「미네르바」로 등단한 유혜영의 시집. 이번 시집에서 '치마, 비폭력을 꿈꾸다'는 단순한 의복을 넘어서서 여성성을 대체하는 기호로 자리하고 있다. 치마를 입은 여성은 남성지배 담론에 의해 타자화되어 주변부화 한다. 마치 '꽃'처럼 관음증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여성의 신체는 남성의 성적 시선에 포획되어 위계화된다.

이번 시집에서 {치마, 비폭력을 꿈꾸다}는 단순한 의복을 넘어서서 여성성을 대체하는 기호로 자리하고 있다. 치마를 입은 여성은 남성지배 담론에 의해 타자화되어 주변부화 한다. 마치 “꽃”처럼 관음증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여성의 신체는 남성의 성적 시선에 포획되어 위계화된다. 여성의 타자화 역사는 여성의 복식사와도 일맥상통한다. 김주리에 의하면, (김주리 <근대적 패션의 성립과 1930년대 문학의 변모>) “30년대 조선의 경우, 신여성의 새로운 복식 형태는 ‘신여성’과 ‘구여성’ 사이를 구별 짓는 전략인 동시에, 단지 외양의 차이만이 아닌, 개성의 차이와 의식의 차이가 전제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 ‘모던 걸’의 등장은 곧 새로운 의복의 등장, 새로운 신체의 등장, 새로운 관념의 등장이라 할 수 있다. (중략) 무언가 과거와는 다른 복식이 출현했으며, 이는 상당히 급격한 변화를 수반했고, 그 복식 속에 어떤 상징과 차별화의 기능이 수행되었으며, 그 복식에 대한 어떤 동경이 집단적으로 형성되고 있었던 것이다.”
즉, 신여성들에게 있어서 의복이나 헤어스타일, 악세서리들은 근대인으로서의 자각을 보여주는 행위인 동시에 교육의 혜택을 받은 “신여성”들의 남녀평등에 대한 욕망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당대의 남성 시인들의 경우, 사회적으로 과소비 성향을 띄는 여성의 옷차림은 개성이나 신분의 구분 전략으로 보기보다, 여성의 어리석음과 소비와 허영을 지적하는 여성폄하의 시선으로 치부되곤 했다. 이처럼 여성 복식에 관한 담론은 당대의 문화적인 상황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 동시에 여성에 관한 사회 인식의 정황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유혜영 시인의 시 “치마론” 연작 역시 기존의 가부장적 가족중심주의 담론에 복속된 여성 현실의 레토릭이다. 그의 작품에서 치마는 남성중심주의 담론에 비판을 가하는 동시에, 수동적 존재로만 멈춰있지 않고 전이되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하여 생명의 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때 “치마”는 다양한 프리즘으로 형상화하고 있는데, 여성의 삶을 은유화하는 동시에 비폭력적이며 상처 입고 피 흘리는 세상을 닦아주는 위무의 기능을 하고 있다. 또한, 치마는 가부장적 전통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여성의 욕망을 상징하기도 한다. 유혜영의 시에서는 가부장적 질서에 온순하게 길들여진 시적 주체는 이를 자각하고 자신의 욕망을 발현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적 주체가 어떻게 억압된 질서를 깨트리고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 또한 이목을 집중시킨다.
유혜영 시집에서 시적 주체가 기존의 가부장적 사회질서를 극복하고 나아가는 과정은 “바람”과 “댄스”이다. 시집에서 “바람”은 치마로 상징되는 사회적 타자인 여성의 일상에 균열을 내거나 전도시키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치마가 온전하게 가부장적 질서 속으로 편입된 전통적인 여성상을 유지하는 세계라면, 바람이 불어 들춰지거나, 길이가 짧아진 치마는 곧 여성 존재의의를 인식하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댄스’ 역시 피 흘리고 상처투성이 세계를 끌어 안아주고, 닦아주어 소통이 원활한 세계로 전환하고 있다.

‘영원히 당신 손목을 놓지 않겠어.’
예물시계를 채워주며 남편이 약속했다. 그날, 그에게 완전히 돌아버린 나는 손목시계를 머릿속에 차고 시계바늘을 그에게 맞추었다.
‘아는?’하면 뱅그르르 돌려 아를 낳았다
‘밥 줘’하면 뱅그르르 돌려 밥상을 차렸다
‘자자!’하면 뱅그르르 돌려 옷을 벗었다
행여 멋진 시계를 누가 탐낼까,
그가 약속을 못 지키는 것은 나의 책임이다.
‘그것도하나 딱딱 못 맞추나.’
그의 시계는 12진법이어서, 모든 지구인처럼 10진법을 쓰는 나는 하루에 두 번 외계를 다녀와야 했다. 내가 지구를 잠깐씩 떠나있는 동안, 그가 무얼 하는지 미루어 짐작이 되지만, 그와 딱딱 맞추기 위해 나는 한쪽 눈을 질끈 감았다. 대기권을 통과할 때의 극심한 공포로 인해 나는 시계바늘을 더욱 단단히 잡았다.
돌아돌아 시계바늘은 한시의 오차도 없이 5주년, 10주년, 25주년을 돌아 은혼식 날, 나는 그와 손을 잡고 감격스러운 기념사진을 박았다.

결혼식사진 옆에 나란히 걸린 은혼식사진.
‘너 폭탄 맞았니?’친구가 웃었다.
사진 속, 시계는 멈추어있고, 나의 얼굴은 왕창 날아가 버렸다.
그날 나는 두 번도 생각안하고 손목에서 시계를 풀었다.
-「시한폭탄] 전문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웨딩드레스를 입었나요

쉬지 않고 곁눈질하는 사랑을 꽁꽁 묶었지요
치마폭에 그리는 대로 모두가 사랑이에요
행복이 치마 속에서 알 까고 알 까고 영원으로 가요
웨딩드레스의 신비한 능력이지요

‘자 웃어요. 찍습니다.’
여러분 앞에서 물기 있게 꼭꼭 인증 샷을 박아요
사진 속에 사랑은 수십 년이 지나도 그대로에요
그날의 모든 여러분들이 증명해요
사랑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야 변하지 않아요
결혼사진은 집에서 제일 중요한 벽에 국기처럼 걸려요
바라볼 때 마다 웨딩드레스가 국기처럼 펄럭이고
결혼행진곡이 애국가처럼 울려 퍼져요
느슨한 마음이 다시 가슴에 손을 얹고 경건하게 묵념해요
외출할 때는 껌 딱지처럼 벽에 붙어있는
결혼을 뚝 떼어 질겅질겅 씹고 다녀요
돌아오면 뱉지 않은 결혼에 감사하며 다시 벽에 붙여요

결혼은 사랑과 관심을 먹고 계속 자라지요
잘 자란 결혼은 25년, 50년 만에 다시 태어나요
그때는 웨딩드레스에 ‘참 잘했어요.’ 은빛 금빛 도장을 받아요
집집마다 가정마다 웨딩사진이 벽에 걸려있어요
오늘도 무사히 벽에 걸리기를 간절히 기도해요

「치마 2- 웨딩드레스」, 전문

시의 제목이 「시한폭탄」인 것처럼, “나” 역시 시한폭탄처럼 폭발하기 일보 직전의 억압적인 상황에 부닥쳐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원인은 시적 주체가 자신의 의지와 욕망을 추구하는 대신 “남편(그)”을 중심궤도 삼아 살아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는 남편인 “그와 딱딱 맞추기 위해 나는 한쪽 눈을 질끈 감” 고, “시계바늘을 그에게 맞추”는 삶의 방식을 취해왔다. “그”의 시계에 내 삶을 맞춘 이유는 결혼식 때 남편이 나에게 고백한 사랑의 전언 때문이다. “영원히 당신 손목을 놓지 않겠어”라는 남편의 약속을 믿었기에 “나”는 가정을 위하여 출산과 양육에 헌신하고 가족을 배려하는 삶을 유지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기존의 삶의 방식 속에서 문득 나의 얼굴이 사라졌음을 인식하고 있다. 얼굴의 사라짐은 ‘그’의 삶에 편입되어 존재감이 사라진 나를 응시하는 행위이다. 이를 자각한 시적 주체는 과감하게 “손목에서 시계를 풀” 고 있다. 왜냐하면 나의 삶은 동작이 멈춘 시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손목시계”와 마찬가지로 “웨딩드레스” 역시 시적 주체의 삶을 기존 질서로 유지하고 이에 편입하게 하는 대상이다. 의복 중에서 “웨딩드레스”는 여성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결혼이라는 의례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적인 의복이기 때문이다. 의복 자체가 의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옷이기에, 웨딩드레스를 입은 결혼식 사진은 시적 주체로 하여 끊임없이 헌신과 희생을 요구한다. 이처럼 손목시계나 결혼식 사진 등은 시적 주체로 하여 기존의 질서에서 이탈하기를 주저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도 무사히 벽에 걸리기를 간절히 기도해요”라는 시적 주체의 역설적 진술에서 시적 주체의 내면적 갈등을 읽을 수 있다. 이러한 내면적 갈등은 자신을 얽어매고 있던 “손목시계” 풀기와 다름없다. 시적 주체의 내면 갈등은 곧 “시한폭탄”처럼 기존의 억압된 질서에 균열을 내는 동인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보제공 : Aladin

저자소개

유혜영(지은이)

2001년 ≪미네르바≫로 등단 이후 시집 &lt;풀잎처럼 나는&gt;(2009)과 &lt;통증 클리닉&gt;(2012)을 출간하며 왕성한 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출간하는 세 번째 시집 『치마론』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치마론” 연작 15편과 소리꽃 연작시편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시집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치마론”을 통해 기존의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제도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치마”와 “꽃(소리꽃)”은 시적 주체의 자각을 통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상징물로 기능함과 동시에, 여성성의 자각을 통해 주체의 의지 발현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메일 : flgn@daum.net

정보제공 : Aladin

목차

1부 치마 
13│치마 1 ―명작 
15│치마 2 ―웨딩드레스 
17│치마 3 ―저, 비폭력주의 
18│치마 4 ―모반 
19│치마 5 ―하늘 
20│치마 6 ―누가 사랑을 쏘았나 
22│치마 7 ―어떤 시집 
23│치마 8 ―응답하라 1968 
25│치마 9 ―푸른 신호등 
26│치마 10 ―트랜스젠더 
27│치마 11 ―다문화 아리랑 
28│치마 12 ―길이 
29│치마 13 ―추운 여자 
30│치마 14 ―치마걸이 
31│치마 15 ―부활 

2 
35│운명 사용설명서 
36│시집 사용설명서 
37│밀밭 광시곡 
39│별밤 광시곡 
40│아버지의 불 
42│모나리자의 미소를 뽑다 
43│매직 사랑 
44│시한폭탄 
46│댄싱 위드 더 스타 1 ―함박눈 부르스 
48│댄싱 위드 더 스타 2 ―빗방울 왈츠 
49│댄싱 위드 더 스타 3 ―휠체어 차차차 
50│무서운 꽃 
51│열두 번째 선수 
52│천국여행 
54│이리 날아오너라 

3 
57│우는 아이 
58│침몰해버린 약속 
60│유니세프 
62│이별에 고합니다 
63│유목민 
64│정전 
66│모태의자 
68│섬집아기 
69│눈 오시는 날 
70│어머니 
71│사랑 
72│기다림을 예보하지 않는 집 
74│내 고향에 봄은 가고 
76│맨 처음에게 때늦은 참회를 
77│홍진 
78│맞습니다, 맞고요 
80│매직 달빛 

4 
83│소리꽃 1 ―수화手話 
84│소리꽃 2 ―그리운 소음 
85│소리꽃 3 ―사랑해 
86│소리꽃 4 ―웃음소리 
87│소리꽃 5 ―울음소리 
89│소리꽃 6 ―박수소리 
91│소리꽃 7 ―벌레소리 
92│소리꽃 8 ―파도소리 
93│소리꽃 9 ―어머니 
95│달타령 
97│밥꽃 
99│신 토끼전 
101│과속스캔들 
102│그 꽃은 늦어도 꼭 오리라 믿는다 
103│설마가 사람 잡는대도 

105│해설_서안나 
치마론 ―치마, 비폭력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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