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모텔방에서 눈을 떴을 때 '나'는 기억을 상실했음을 발견한다. 지갑 속의 주민등록증을 통해 나를 확인하지만 아득할 뿐이다. 차를 끌고 나온 나는 도로에서 뒷차와 부딪친다. 뒷차는 멀쩡하고 내 차는 찌그러졌지만 신경 쓰기 싫은 나는 뒷차를 운전하던 그녀에게 그냥 가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나중에 사기를 치려고 하는 것으로 오해한 그녀는 화를 낸다. 경관이 다가와 나의 신원을 조회하고 나중에 문제삼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다. 경관이 사라진 뒤 차를 다시 몰고 가던 나는 앞에서 그녀가 기다리고 있음을 발견하고 그녀와 함께 '아우라'라는 지하 카페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나는 여주인인 그녀의 동업자와 술을 마시다가 다시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며 그녀의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온다.
은행에서 돈을 찾은 나는 정신 병원에 찾아가지만 별다른 해답을 얻지 못하고 택시를 타고 주민등록증에 있는 집 주소로 찾아간다. 핸드폰의 메시지를 통해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전화 번호를 확인하고 그들과 만난다. 함께 사업을 진행시키고 있었던 선배인 그 남자는 회사의 일에 무책임한 나의 태도에 화를 내다가 나가버린다. 여자와는 승강기에서 헤어진다.
나는 사진관에 가서 증명 사진을 찍다가 다시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며 나온다. 나는 자신도 모르게 '아우라'로 가고 그곳에서 사고를 통해 알게 된 그녀를 다시 만난다. 그녀의 집에 따라간 나는 그녀와 함께 몸을 섞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집을 나온다.
길을 걷다 만난 한 노인을 통해 나는 이제까지 환영을 통해 보여지던 모든 인물들이 모두 자신의 인생의 각 단계를 상징하는 존재였음을 깨닫는다. 나는 나를 죽인 살인자였던 것이다. 나는 허물을 벗고 매미의 모습으로 걸어나온다.
여기까지가 기억 상실자인 내가 매미의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며 겪는 이야기라면, 다음은 내가 매미가 되어 매미의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다. 매미의 모습으로 소리내어 울면 울수록 내 몸의 공허와 더불어 마음 속의 공허도 커져간다. 나는 지상에서 상실한 나 자신에 대한, 혹은 나 자신의 기억 상실에 대한 금단 현상, 달리 말하여 나의 자아에 대한 금단 현상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빠져든다. 이것은 내가 매미가 된 후에도, 내가 잃어버린, 그러나 나를 떠나지 않는 과거의 기억 속에 겹겹이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인간 세상에 호기심을 가진 매미들의 성화에 못 이겨 인간 세상을 방문해보기로 한다. 먼저 간 곳은 병원의 응급실이었고, 그 다음 간 곳은 종교 집회인 듯한 모임이 열리고 있는 큰 건물이었는데, 그곳에서 나를 비롯한 매미 일행은 길을 잃고 헤맨다. 일행의 반 정도가 목숨을 잃은 그날 이후로 그 이후로 나는 다시는 인간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입에 담지 않게 된다.
이제 새벽이 오면서 이야기는 끝나간다. 내 주위에 있던 매미들이 하나씩 바닥으로 떨어져 죽어가고 있듯이 나 역시 죽어가고 있다. 기진맥진하여 가물거리는 정신을 붙들며 마지막으로 나는 내게 묻는다. 나는 세상에 어떤 기억을 남겼을까. 아무 기억도 남기지 못했다면, 기억을 남기지 않는 삶이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그 지리멸렬 흐트러져 있는 나의 파편들을 관통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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